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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작년 신탁수수료 10%↑…올해는 'DLF사태' 영향 촉각
입력 : 2020-02-17 오후 1:52:49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주요 은행들의 신탁운용 수수료 수익이 1년 새 10% 증가했다. 신탁 시장을 새 수익원으로 삼고 경쟁을 벌여온 결과지만,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사태 여파로 올해는 증가세가 한풀 꺾일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신탁 수수료 수익은 9544억원으로 전년(8693억원) 대비 1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사별로는 신한은행의 신탁 수수료 수익이 2461억원으로 전년(1993억원) 대비 23% 늘어 은행들 가운데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 기간 하나은행의 수수료 수익은 2232억원으로 7.4% 늘어났으며,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3081억원, 1770억원으로 7.2%, 1.1% 증가했다.
  
신탁은 고객이 맡긴 자산을 운용사가 대신해 관리하는 것으로 운용사는 이 자산을 투자해 수익을 낸 뒤 수수료를 받는다. 은행 비이자 수익 가운데 증가세가 컸는데,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고 고령화가 가속화 하면서 신탁 시장에 대한 경쟁을 벌인 영향이 크다.   
 
좋은 접근성도 한몫했다. 신탁은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서 가입이 가능한데 은행은 다른 금융사 대비 지점 수가 월등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 금융권 신탁재산(924조원)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49.7%(459조원)로, 증권사(24%), 부동산신탁사(24%), 보험사(2.4%)에 크게 앞섰다. 
 
하지만지난해 DLF사태가 불거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신탁으로 파생상품을 손쉽게 판매했던 은행들의 관행이 드러나면서 고객들의 불신감이 팽배해졌다.
 
금융당국도 신탁 등 은행이 취급하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제도개선에 나섰다. DLF외에도 주가연계증권(ELS) 신탁을 규제 대상으로 삼아 파생상품을 신탁에 아예 편입하지 않거나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활용하는 쪽으로 유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판매허용 기준을 도입하고, 주가연계신탁(ELT) 시장(잔액)을 지난해 11월 기준인 40조원 수준으로 제한했다. 은행들은 ELT를 팔고 1% 수준의 수수료를 떼 왔다. 관련 수익이 4000억원에 그치게 되면서 새 상품 라인업을 발굴해야 할 고민이 커졌다. 
 
다만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이승열 하나금융지주 그룹재무총괄(CFO) 부사장은 "ELT와 관련해서 규제 영향으로 지난해 잔액 범위에서만 영업을 할 수 있지만 그 외의 부분도 있다"면서 "자산관리 수수료가 크게 줄지 않고 신탁도 늘고 있는 만큼 올해 수수료 수익은 전년대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은행들의 신탁운용 수수료 수익이 1년 새 10% 증가했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신병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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