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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하나은행 DLF 중징계 소송 국면으로
금융위 전체회의서 제재안 등 의결…오는 9일 두 은행에 결과 통보
입력 : 2020-03-04 오후 3:58:43
[뉴스토마토 최홍·신병남 기자] 파생결합펀드(DLF) 사태가 결국 우리·하나은행 중징계로 막을 내렸다. 
 
금융위원회는 4일 제4차 정례회의를 개최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결과 조치안을 의결했다. 이르면 이번주 두 은행에 경영진 중징계(문책경고)를 통보할 예정이어서 이에 반발한 은행이 소송전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통해 DLF 사태와 관련해 증권선물위원회에서 결정한 '우리은행 197억1000만원·하나은행 167억8000만원'의 과태료도 수정하지 않고 원안대로 의결했다. 금감원에서 결정한 금액(각각 230억원·260억원)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역대 최고액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기관제재 역시 금감원 원안 대로 '업무 일부정지(사모펀드 신규판매 업무) 6개월'을 그대로 인용했다. 기관제재가 확정됨에 따라 앞서 금감원장이 재가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의 중징계(문책경고)도 곧 통보된다.
 
은행 경영진 중징계 효력은 이르면 내주 초 발휘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임직원제재(경영진 중징계) 결과를 이번주까지 금감원에 전달하고, 금감원은 9일쯤 각 은행들에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은행들이 중징계 결과를 받으면 바로 중징계 효력이 발휘된다. 
 
손 회장 측은 우리금융 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는 25일 이전까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본안 소송을 통해 본격적인 법적공방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사회가 지배구조 안정을 위해 결정한 사안"이라며 "문책경고 정당성에 대해 한번 더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자는 취지다. 법원의 바른 판단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간 금감원과 우리·하나은행은 제재심에서 경영진 중징계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여왔다. 금감원은 DLF사태가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로 나타난 것이라며 경영진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은행 측은 금감원이 적용한 지배구조법상 경영진 제재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반론을 펼쳤다. 지배구조법상 경영진은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지 않으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반면 마련된 내부통제를 잘못 운영한 것에 대해서는 경영진 제재가 불명확하다. 
 
제재심에서는 금감원의 의지대로 은행 경영진이 중징계를 받았지만, 법원으로 옮겨가면 결과가 뒤집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2015년 박동창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금감원을 상대로 한 징계취소 소송을 제기해 최종심에서 승소했다. 당시 법원은 "행정처분의 근거가 되는 법규를 엄격하게 해석해 적용해야 한다"고 최종 판결했다. 경영진 제재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부족했다는 의미다.
 
소송 뿐 아니라 장외 여론전에서도 DLF 책임공방이 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우리은행의 '고객 비밀번호 도용 사건'이 터지면서 은행 직원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외에 우리은행이 라임 사모펀드 불완전판매를 했다는 의혹도 계속 불거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우리은행 내부통제가 부실하다는 근거로 쓰일 수 있다.
 
반면 금감원의 감독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DLF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와 시민단체들은 지난해 11월 "부실한 금융기관 감독이 DLF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며 감사원에 금감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이에 감사원은 지난달부터 금감원 책임에 대한 감사를 착수했다. 또 국회도 금감원의 감독 부실에 대해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송 제기는 개인의 법적권리라서 금감원이 왈가왈부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늦어도 다음주 월요일(9일)에 징계결과를 은행 측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 은행 CEO들이 지난 1월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은행사칭 대출사기·불법 대출광고 스팸문자 대응 시스템 시행 업무협약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최홍·신병남 기자 g2430@etomato.com
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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