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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여파에…현대·기아차, 2월 중국 판매 '풀썩'(종합)
입력 : 2020-03-10 오후 4:22:56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중국 판매가 급감했다. 도매와 소매를 합쳐 90% 이상 줄면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공장을 제대로 돌리지 못했던 데다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소비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 춘절 연휴가 길어지면서 판매할 시간이 적었다는 것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승용차 기준)은 81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3400대와 비교해 93% 감소했다. 소매 판매는 6800대로 87%, 도매 판매는 98% 줄었다.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사진/뉴시스
 
중국 시장 전체보다 더 큰 감소 폭이다. 2월 중국 자동차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79% 줄어든 25만7000대를 기록했다. 도매 판매는 21만8000대로 82% 감소했다.
 
도매 판매가 소매 판매보다 더 크게 축소된 것은 수요 위축으로 딜러들이 재고 부담을 지지 않으려 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의 성적표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현대·기아차를 합산한 점유율은 도매 2.7%, 소매 0.5%로 각각 1.8%포인트, 4.5%포인트 하락했다.
 
둘을 떼어 놓고 보면 기아차가 더 부진했다. 현대차의 소매 판매는 5000대, 도매 판매는 1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6%, 97% 감소했다. 점유율은 2%, 0.5%로 1%포인트, 2.7%포인트 떨어졌다. 기아차의 소매 판매는 1800대, 도매 판매는 300대로 각각 90%, 99% 줄었다. 점유율은 0.7%, 0%로 0.8%포인트, 1.8%포인트 낮아졌다.
 
1월 실적과 합산 하면 현대차의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40.6% 줄었고 시장 점유율은 4.4%에서 3.6%로 하락했다. 기아차는 소매 판매가 52.1% 감소했고 비중은 1.9%에서 1.2%로 떨어졌다. 도매 판매는 현대차가 53.6%, 기아차는 61.4% 줄었다. 시장점유율은 2.2%에서 1.8%, 1.6%에서 1.1%로 낮아졌다.
 
중국에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19 충격으로 실적과 시장에서의 입지가 더욱 악화한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자동차 시장이 유럽산 위주의 고급 차종과 중국산 저가 차종으로 양극화하면서 2016년을 정점으로 판매 확대에 난항을 겪어왔다.
 
지난해 현대차의 소매 판매는 1월과 6월, 7월을 제외하고 전년 동기와 비교해 줄었다. 8월부터는 계속해서 감소세를 보였는 데 그 폭은 9월 4.7%를 저점으로 커지면서 12월 23.4%, 올해 1월에는 40%까지 확대됐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월 5.1%를 정점으로 하락하면서 3% 안팎을 유지했다. 도매 판매도 2월과 7월을 빼면 모두 줄었고 8월부터 감소세가 지속됐다. 기아차의 실적도 같은 흐름을 나타냈다.
 
현대·기아차는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로 중국에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코로나 19 여파 등으로 전반적인 시장이 축소될 것이란 점에서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중국자동차연석회의(CPCA)는 올해 중국 자동차 판매가 지난해보다 8%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19 본격화로 2월은 개점 휴업 상태였다"며 "춘절 연휴가 연장됐고 그 이후에도 부품과 인력 부족으로 공장 가동이 어려운 데다 수요까지 실종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우한 지역공장들도 오는 11일부터 가동을 재개하지만 정상화까지는 아직 요원하다"며 "중국발 글로벌 부품 공급망 타격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으로 평가된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달 이후에는 중국의 코로나 19 확산 속도 둔화, 지방정부의 수요 촉진 정책 등의 영향으로 감소 폭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시장이 부진하면서 폭스바겐과 GM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도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폭스바겐의 2월 소매 판매는 74% 감소했고 GM은 86% 줄었다. 시장점유율은 폭스바겐이 23%로 3.9%포인트 높아졌고 GM은 9.8%로 4.7%포인트 낮아졌다. 동풍닛산은 소매 판매가 81% 줄었고 점유율은 5%로 0.6%포인트 떨어졌다. 현지 업체 중에서는 지리기차의 소매 판매가 75% 감소했다. 지리기차의 점유율은 7.8%로 1.1%포인트 상승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전보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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