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수백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는 서울 구로구 소재 콜센터에서 최소 50명 이상의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콜센터 근무 특성상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점과 밀폐된 공간에서 빈번한 접촉이 이뤄진 점에 비춰보면 추가 확진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서울 구로구 신도림 콜센터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64명으로 확인됐다. 해당 콜센터는 건물 내 7~9층과 12층 등 4개 층을 사용하는데, 확진자 대부분은 11층에서 발생했다.
특히 같은 층에 근무하는 직원이 207명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증폭집단'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날 박남춘 인천시장, 김희겸 경기도 행정1부지사, 이성 구로구청장과 영상회의를 열고 긴급 대책을 논의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서울만 해도 콜센터에서 집단감염이 나왔고 또 다른 지자체, 시도에서도 집단적인 감염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특별히 인구가 많은 서울이라든지 경기도 같은 지역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할 경우 그것이 또 다른 제2, 제3의 신천지와 같은 폭발적인 증폭집단으로 발견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방역당국은 콜센터 내 확진자 증상이 나타난 시점을 이달 3~4일경으로 보고 있다. 보건물 4개 층에 분포된 콜센터 직원도 총 600~700명 사이로 파악되면서 이들 확진자가 다른 층의 승강기도 함께 사용했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역학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방역당국이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집단감염에 주력하는 사이 상대적으로 확진세가 약했던 수도권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터지면서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규모면에서도 앞선 △서울 은평성모병원(14명) △성동구 주상복합아파트(13명) △경기 분당제생병원(13명) △수원생명샘교회(10명) 등 전체 수도권 사례 가운데 최대 규모다.
더욱이 확진자들의 거주지가 서울을 포함 경기, 인천으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고, 이 중 일부에 확진자 가족까지 포함되면서 그나마 안정권에 들어서던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한편 이날 중대본에 따르면 10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확진자는 전날 0시 대비 131명 늘어난 7513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대구·경북 확진자는 6780명(대구 5663명·경북 1117명)으로 전체의 90.2%를 차지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증가폭도 지난달 25일 130명 이후 14일 만에 100명대로 떨어졌다. 국내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9일 최대 증가폭인 909명을 기록한 이후 지난 2일 686명, 3일 600명, 4일 516명, 5일 438명, 6일 518명, 7일 483명, 8일 367명, 9일 248명, 10일 131명으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오전 건물 콜센터 근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돼 폐쇄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입주민이 줄을 서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