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 전역 등 전 세계를 덮치면서 공장을 멈춰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기업은 물론이고 글로벌 주요 기업이 줄줄이 생산 중단에 들어가는 상황이다.
23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인도 수도 뉴델리 인근에 있는 노다이 스마트폰 공장과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첸나이 공장의 생산을 중단했다. 인도 정부의 코로나19 감염 발생 지역에 대한 사업장 폐쇄 조치에 따른 것이다. 인도는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인도 내 75개 도시에서 병원과 약국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모든 사업장 운영을 23일부터 중단시켰다.
인도 뉴델리 노이다 공단에 준공된 '삼성전자 제2공장'. 사진/뉴시스
삼성전자는 오는 25일까지만 공장 문을 닫기로 했지만 인도 정부의 결정에 따라 생산 중단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
노이다 공장은 2018년 7월 삼성전자가 7억달러를 투자한 최대 생산기지다. 준공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로 시찰을 한 곳이기도 하다.
LG전자도 인도 노이다·푸네 가전제품 생산의 공장 가동을 다음 달 말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노이다와 푸네에서는 TV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휴대폰 등을 만든다.
현대차도 첸나이 공장을 멈춰 세웠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도 정부의 방침을 준수하고 임직원 보호를 위해 이달 말까지 인도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공장은 이번 조치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가동 중단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인도에 있는 공장이 휴업에 들어갔다. 국내 업체뿐 아니라 인도 노이다에 있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오포와 비보도 공장 문을 닫았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가동 중단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업체가 큰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독일 최대 자동차업체인 폭스바겐은 독일은 물론이고 이탈리아와 포르투칼, 슬로바키아, 스페인 등 거의 모든 공장을 2~3주간 멈추기로 했고 프랑스의 대표적인 자동차 회사 르노는 프랑스 내에 있는 12개 공장의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푸조와 시트로엥, DS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는 PSA 그룹은 지난 19일부터 유럽 전역에 있는 공장을 순차적으로 세우기로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는 유럽 내 모든 공장, BMW는 유럽과 남아프리카 공장의 문을 닫았다. 토요타는 프랑스와 포르투갈,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체코와 슬로바키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사실상 유럽 내 모든 자동차공장이 문을 닫은 셈이다. 북미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포드는 지난 19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에 있는 공장이 휴업에 들어갔고 GM은 30일부터 가동을 멈춘다. 재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전기차업체인 테슬라도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우려가 컸던 중국과 우리나라는 어느 정도 안정화되는 분위기지만 유럽 일부 국가와 북미 지역에서는 이제 본격화하는 것처럼 보여 걱정이 크다"며 "지금은 상황이 더 악화하지 않고 하루빨리 진정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