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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미증유 위기 속 직원·주주 달래기도 총력전
정의선 수석부회장 등 주식 매수로 책임경영 의지
입력 : 2020-03-25 오전 5:41:17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산업계가 위기감에 시달리고 있는 직원들을 다독이고 주가 급락으로 불안해하는 주주를 달래는데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등 기업 총수는 물론이고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규모 주식 매수에 나서는 동시에 현장 방문이나 서한으로 주주와 구성원의 마음을 다잡으려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총 190억원 규모의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매수했다고 전날 공시한 데 이어 이날도 총 90억원가량을 추가로 샀다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이 최근 경영 악화 우려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속적인 현장 방문에 나서는 등 재계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주주와 임직원 달래기에도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사태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현재 상황이 지나면 사업이 개선될 것이란 자신감을 드러내 주주의 불안감을 잠재우고 주가도 방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의 지분매입은 경영상황에 대한 책임 확대를 의미한다"며 "정량적 실적의 영역을 벗어나 정성적 공포 국면을 경험 중인 주가에 대한 방어기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공장 가동 중단 소식까지 이어지면서 경영 상황 악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다. 악재가 겹치면서 연초 12만원 안팎이던 현대차의 주가는 최근 7만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현대모비스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이원희·서보신 사장 등 현대차의 주요 임원도 주식을 사들이면서 정 수석부회장의 행보에 동참하고 있다.
 
포스코 경영진도 주식 매수에 적극적이다. 최정우 회장을 포함한 포스코 임원 51명은 최근 총 26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입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케미칼 등 다른 상장 계열사 임원 89명도 회사 주식을 샀다. 포스코그룹은 임원들이 주식 매수를 계속할 방침이다.
 
최 회장은 올해 경영 전망을 담은 주주 서한도 보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실적 악화에 대한 주주들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서한에서 최 회장은 "시나리오별 비상 대응 체계를 확립하고 투자 우선순위 조정 등 고강도 대책을 통해 수익성 방어와 재무 건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미래 성장 신제품 개발과 적극적인 신시장 개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는 동시에 조현식 부회장이 앞으로의 경영계획을 담은 편지를 주주들에게 보냈다. 효성과 SK네트웍스, 동국제강 등도 자사주를 취득한다.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야 하는 직원들을 챙기기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9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아 "예상치 못한 변수로 힘들겠지만 잠시도 멈추면 안 된다"며 "흔들림 없이 도전을 이어가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일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삼성전자 경북 구미사업장을 찾아가 임직원을 격려했고 지난달 20일에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달 초 그룹 내 직원과 협력사들에 격려 메시지를 보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직원들에게 "노사 특별합의서를 선포하는 등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함께 노력해주고 있는 점에 감사한다"며 "이번 위기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갖고 의연하게 대응하자"고 말했다. 협력사에는 "동반자로서 함께 노력하면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힘이 될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도 최근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위로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통제하기 힘든 외부 요인으로 상황이 악화할 때는 어떤 계획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위기를 이겨내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여러 난관이 있겠지만 기업의 경쟁력 자체가 훼손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코로나19만 어느 정도 진정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전보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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