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주요 금융지주의 지난해 임원 평균 보수는 5억원으로 확인됐다. 인상 폭만 27%에 달한다. 호실적에 따른 보상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정국으로 경기가 주저앉고 사모펀드 사태로 비판을 받는 상황을 감안하면 과도한 실적잔치라는 비판이 앞선다.
12일 각사가 공시한 '2019년 지배구조 및 보상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신한·KB·하나금융지주 등은 지난해 기준 임원 한 명당 평균 5억80만원의 보수를 책정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지주가 지급한 기본급에 성과보상으로 결정한 금액을 더해 전체 임원 수로 나눈 값이다. 2018년 책정한 임원 평균 보수 3억9800만원 대비 27%(1억1000만원) 증가했다.
세 금융지주가 결정한 지난해 보수 총액은 238억8000만원이다. 기본급은 2018년 83억5000만원에서 20% 가량 늘려 100억3000만원을 지급했다. 성과보상은 138억8000원으로 정해 전년 책정 금액인 103억9000만원 보다 33.5% 늘었다. 다만 성과보상에는 주식이 포함돼 향후 3년간 경영 성과에 따라 이연 지급하는 것으로 이 기간 회사 실적에 따라 금액이 늘거나 줄어들 수 있다.
금융지주별로는 KB금융지주가 1인당 평균 7억12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1인 평균 4억75만원에서 1년 새 74.7% 늘어났다. KB금융의 대상 임원 수가 2018년 16명에서 10명으로 줄어든 영향이 있지만, 기본급에 성과보상을 합한 보수 총액도 71억2000만원으로 책정, 전년(65억2000만원) 보다 9.2% 증가했다.
신한지주는 임원 1인당 6억8500만원의 보수를 책정해 전년 대비 4.7% 늘렸다. 합산 보수 총액은 96억원으로 전년(72억원) 보다 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급 대상 임원은 14명으로 3명 더 늘었다. 하나금융지주는 1인 평균 3억1200억원을 책정해 전년 대비 18% 가량 증가했다.
이처럼 금융사들이 임원 보수를 늘린 건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이 달성한 지난해 실적은 9조1237억원으로 전년 보다 7.7% 증가했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2월 보수위원회에서 당해 보수 결정 및 지급방식에 관한 사항을 심의했으며, KB·하나금융은 지난 2018년 12월 관련 사항들을 정한 바 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임원이 설정한 목표에 대한 연말 초과분을 장·단기 보상으로 지급하는 것"이라면서 "경영 상황에 보상이 연동되므로 단기적인 성격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금융사들은 과도한 이윤추구 관행을 지적받는 상황이다.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가 잇따라 불거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금융지주 보상위원회는 전년도 임원 보수를 그 다음해에 결정한다. 이들이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2~3월 보상위원회는 2018년도 임원 성과에 대한 보상을 정했다. 올해도 그 일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 코로나19가 확산에도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달 초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에 성과급 지급을 비롯해 배당금 지급, 자사주 매입 중단 등을 권고했다. 9개 금융 공공기관장과 임원은 4개월 동안 급여 30% 반납을 시행 중이고, DGB금융지주 임원은 4개월 동안 급여 20~40% 반납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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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