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0%대 예금'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은행들이 판매하던 이색 금융 상품들의 위상도 달라졌다.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찾는 수요가 커지자 통상적인 특판 사 조기에 완판되는 등 인기가 급증했다. 다만 우대조건, 상품 특성에 따라 실제 적용받는 금리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고객의 주의가 필요하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25일 출시한 '2020 신한 프로야구 정기예금'은 판매 10일(영업일 기준)도 채 되지 않아 한도 5000억원을 소진했다. 이 기간 약 1만8000좌에 5197억원이 판매됐다. 앞서 2018년과 2019년에도 출시한 이 상품은 14주, 7주 만에 한도를 소진한 바 있다.
'신한 프로야구 정기예금' 상품은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고객이 응원하는 구단을 선택해 가입하는 1년제 상품이다. 300만원(비대면 가입 시 50만원)부터 최고 1억원까지 예치가 가능하다. 기본금리 연 1.40%에 선택한 구단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시 우대금리 연 0.10%포인트를 제공, 최고 연 1.5%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부산은행은 전날부터 4000억원 한도인 '2020년 BNK부산은행 가을야구정기예금' 판매한다. 이 상품은 1년제 정기예금 상품으로 300만원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 가능하다. 부산은행은 가입금액이 1000만원 미만인 경우 기본이율 1.20%, 1000만원 이상은 1.35%를 제공한다. 롯데자이언츠의 시즌 성적과 관중 수에 따라 최대 0.30%까지 우대이율을 지급한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극복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을 위해 기존 영업점 창구와 인터넷뱅킹 뿐만 아니라 모바일뱅킹을 통해서도 예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8일부터 당행 거래실적과 현대카드 사용실적에 따라 최고 연 5.70%의 고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Magic 적금 by 현대카드' 정기적금을 판매한다. 가입기간은 1년이며, 월납입 한도는 최대 50만원이다. 최고 금리는 기본금리 연 1.70%에 우대금리 최대 연 0.50%포인트와 특별우대금리 최대 연 3.50%포인트를 더한 값이다.
지난 2월 최대 연 연 5.01%의 금리를 제공하는 '하나 더적금'은 한도 없이 판매해 3일 판매 기간동안 132만 여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가입기간은 1년으로 월 가입 금액은 10만~30만원이다. 기본금리 연 3.56%에 온라인 채널 가입, 하나은행 입출금통장으로 자동이체 등록 등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5.01%의 금리를 제공한다.
특판 상품이니 만큼 이들 상품은 기준금리부터 주요 예·적금보다 높다. 그러나 가입자는 우대조건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는 상품의 요건을 잘 살펴야 좋은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적금의 경우 같은 금리의 예금보다 실효이자율이 낮아 착시효과를 주의해야 한다. 예컨대 적금으로 월 10만원을 납입한다면 금리가 2%대와 4%일 때 1년 만기 이자 차이는 1만원에 불과하다. 같은 조건으로 120만원을 예금으로 예치 시 이자는 2만4000원 차이가 난다. 더욱이 특판 상품은 1년 만기 상품이 많아 최대 금리만 좇다가는 만기 시 실망감이 클 수 있다.
한 시중은행 창고에서 고객이 금융상품 가입을 위해 은행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