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취임 100일을 맞은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12일 "코로나19 사태로 국가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함에 따라 그동안 피해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은행과 직원 안전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서 "기업과 사람(일자리)을 보호하는 데 최우선을 두는 것이 기업은행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윤 행장은 이날 '취임 100일 서면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은행장으로 취임하면서 혁신금융, 바른경영으로 기업은행을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밝혔다"면서 "코로나19 대응으로 혁신작업이 다소 지연됐으나, 서두르지 않고 직원의견을 수렴해 차근차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과 보호에 역점을 두고 있다. 코로나19의 충격이 어느 정도 지속될 지 불확실한 상황이나 지금으로서는 유동성 애로 때문에 기업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단 판단에서다. 올해 중소기업 대출공급 목표를 당초 49조원에서 59조원으로 10조원 확대하고, 소상공인 초저금리 특별대출 지원 한도도 1조2조000억원에서 5조8000억원으로 증액했다.
윤 행장은 이를 위해 가증될 직원 부담 완화에도 힘써, 지난 1일 서신을 통해 "핵심성과지표(KPI) 조정은 향후 코로나19의 진전 추이, 직원들의 업무부담, 영업현장의 의견 등을 반영하여 유연하게 개선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이미 직원들에게 알린 바 있다.
윤 행장은 취임과 함께 혁심금융과 바른경영을 실천을 위한 '혁신 태스크포스'와 '바른경영실'을 신설했다. 혁신 태스크포스에선 다양 금융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기술력과 미래가능성 중심의 여신관행 혁신 △혁신선도 기업 육성 △중소벤처기업 등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확대 △창업에서 Exit까지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체계 구축 △IBK창공을 창업·재창업 지원의 메카로 육성 △디지털 IBK 구현 등을 위한 다양한 과제들을 발굴 중이다.
바른경영실은 준법·책임·포용 경영 전략을 아우르기 위해 신설, 현장소통팀과 감찰팀을 뒀다. 현장소통팀은 정책과 제도 등이 바르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하고 경영현안에 대한 현장의견을 수렴하는 동시에 조직에 활력이 더해지도록 양방향 소통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감찰팀은 선제적인 사고예방과 임직원들의 윤리·준법의식을 높이는 활동으로 바른경영을 지원할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9일 미얀마 법인 진출에도 성공했다. 윤 행장은 "앞으로 해외진출 중소기업의 지원 수요가 있을 경우 지역 확대를 추가 검토할 계획"이라면서 "유수의 해외은행, 국제기구와도 협력해 중소기업금융 관련 기업은행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해외 네트워크의 기반을 넓히는 기회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윤 행장은 코로나19로 경색된 은행권 채용시장 완화에도 속도를 낸다. 그는 "신입행원 정규직 채용은 다음주 작년 상반기보다 30명 늘어난 250명, 청년인턴은 300명을 채용할 계획"이라면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채용설명회를 온라인 영상으로 대체하는 등 지원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은행은 내달 중 장애인만 대상으로 30명 규모의 채용과 하반기에는 특성화고 졸업자 대상 채용도 계획 중이다.
지난 2009년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을 지낸 윤 행장은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국가경제정책을 일선에서 담당키도 했다. 그는 이번 정부가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지원책과 관련 "중소기업 기반이 무너지면 금융시스템이 큰 충격을 받게 된다"면서 "지금은 현재의 어려움이 신용위기로 증폭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금융시스템 보호를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높은 자기자본 비율 등 건전성이 양호한 데다 다른 나라에 비해 재정여력이 건실해 지금의 위기가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전이될 소지는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사진 오른쪽)과 경영진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전국 21개 지역본부와 영상회의 시스템으로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기업은행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