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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은

네카토, 보험비교 '게임체인저' 될까

2023-04-07 06:00

조회수 : 5,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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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드디어 빅테크 온라인플랫폼의 보험비교·추천서비스 개시에 대한 기본 계획에 대해 입을 열었습니다. 6일 ‘플랫폼의 보험상품 취급 시범운영 방안’을 발표한 건데요.오는 6월부터 이 사업에 참여할 온라인플랫폼 업체들의 신청을 받아 빠르면 연내 시범서비스도 나올 예정입니다.
 
이 서비스의 출발점은 소비자의 편리성을 높이겠다는 이유였습니다. 더 깊은 의미는 온라인플랫폼 업체들에게 금융 시장 진출 빗장을 열어주는 것이었겠지만 명분은 그러했습니다.
 
이를 두고 여전히 효과성에는 반쯤 물음표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정말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보험상품 추천과 비교가 이뤄질 것이냐, 아니면 또 하나의 판매 채널이 될 것인가입니다. 사실 보험업계, 특히 보험대리점 설계사들은 후자로 기능하지 않겠냐는 데 무게추를 싣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사업 추진을 반발해온 이유도 바로 이 점에 있었습니다.
 
보험상품을 한 데 모아서 비교해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은 참으로 듣기 좋습니다. 이미 이런 똑같은 서비스를 하고 있는 곳이 '보험다모아'였는데요. 업데이트가 느리고 상품 정보가 부정확하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는 단순히 보험다모아 서비스가 부족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보험상품 특유의 복잡하고 개인별로 상이한 상품 정보 때문입니다. 일단 보험료만 해도 상품별로, 가입 시기별로, 고객이 선택한 특약별로, 고객의 나이와 성별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만기와 해약 때 돌려받을 수있는 돈이 있는지 없는지, 되면 또 얼마나 나오는지도 다 다르고요.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만 해도 말이 참 깁니다. '무슨 무슨 병에 걸렸을 때 진단을 받을 경우 누구는 얼마, 누구는 얼마를 받습니다'. 애초에 쉽게 비교하기 어려운 게 보험상품입니다.
 
그나마 비교가 가장 쉬운 상품이 자동차보험입니다만, 이 역시도 조건이 만만치 않습니다. 차종과 가입자의 운전 경력, 차량 구입 시기, 차량에 탑재한 장비 종류와 가격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집니다. 여기에 각 보험사별로 각각 다른 할인혜택을 적용하면 또 달라지지요.
 
은행 예금이나 적금은 보통 만기, 최대 납입 액수, 금리라는 중요한 비교 항목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니 비교가 쉽지만 보험은 일단 해야할 돈 얘기부터 보험료와 보험금으로 크게 나뉩니다.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플랫폼의 보험비교·추천서비스이지만 도대체 어떤 모습을 할 지 걱정이 이어지는 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만약 온라인플랫폼이 아주 간단하면서도 정확한 설명을 놓치지 않는 보험 비교 서비스를 구현하지 못하면 보험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소비자의 편의를 증진시킨다는 '게임체인저' 역할은 해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 다시금 '시장에 새로운 사업자만 추가된 게 아니냐' '온라인플랫폼에 사실상 보험업 진출을 허용해준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공산이 큽니다.
 
금융위원회가 6일 온라인플랫폼 보험비교추천서비스 취급 시범운영 세부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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