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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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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짓눌린 식품업계

2025-02-05 17:59

조회수 :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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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전 세계적으로 'K-푸드' 열풍을 주도하며 성장 가도를 달린 식품업계가 근래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작년 말 불법 비상계염 사태로 증폭된 고환율 문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탓입니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50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사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9월 1300원대 초반 수준에 불과했지만, 연말 불법 비상계엄사태를 거치면서 1400원대 선이 아예 고착화하는 모습인데요.
 
고환율 지속은 원재료 수입 가격의 상승으로 직결되고, 이로 인해 업계는 제품 원가 상승 압박을 강하게 받게 됩니다. 특히 1400원대 환율은 기업들 입장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어선 것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이상 기후가 심화하면서 세계식량가격 폭등 흐름이 이어지는 점도 업계의 근심을 키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같은 분위기는 통계에도 즉각 반영되고 있는 추세인데요.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에서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지수 상승률은 각각 2.7%, 2.9%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률인 2.2%를 훌쩍 웃도는 수준인데요.
 
최근 이상 기후, 재배 면적 감소, 환율 등 영향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코코아, 커피 등을 원료로 하는 가공제품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 지수가 올랐다는 것이 정부 측 설명입니다.
 
업계 입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본격화한 점도 큰 부담입니다. 특히 우리나라가 대미(對美) 흑자 8위에 올라 있는 만큼, 미국의 관세 압박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데요.
 
미국으로의 식품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던 상황에서 우리 제품에 대한 관세 장벽이 높아진다면 식품 기업들의 수출 타격은 불가피합니다. 특히 미국 현지에 공장 없이 국내에서 100%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기업들은 더욱 전전긍긍하는 모습인데요.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식품업계가 올해 들어 이렇게 급반전된 상황에 맞닥뜨린 점이 참으로 아쉽습니다. 국내외 정치적 리스크가 조속히 해결돼 환율이 정상화하고 기업들의 고민이 조금이나마 덜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가공식품 매대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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