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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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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주 체제 가속화하는 쿠팡

2025-02-28 11:18

조회수 :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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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수년간 유통 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유통 산업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고객들의 소비 여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시장 전반의 변화 템포가 빨라지면서 업체들이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탓이 큰데요.
 
하지만 이 같은 어려운 분위기 속에서도 쿠팡의 독주는 단연 눈에 띕니다. 최근 쿠팡 모회사인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매출이 41조2901억원(302억6800만 달러)으로 전년(31조8298억원·243억8300만 달러) 대비 29% 증가했습니다.
 
이는 창사 13년 만에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한 지난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간 것입니다. 다만 영업이익은 6023억원(4억3600만 달러)으로 전년(6174억원·4억7300만 달러)보다 2.4% 감소, 이익 규모가 조금 줄었습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쿠팡의 매출입니다. 40조원대 매출 달성은 국내에서 유통업을 전개하는 기업들 중 쿠팡이 처음입입니다. 이는 전통의 유통 강자인 롯데쇼핑(13조9866억원), 신세계그룹·이마트(35조5913억원)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규모를 앞서는 수준인데요.
 
특히 쿠팡의 호실적이 최근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의 거센 추격 아래 이뤄졌다는 점도 의미가 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알리)를 필두로 C커머스 주요 플랫폼들은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우며 빠른 속도로 영향력을 행사해 왔는데요. 특히 이들 플랫폼은 지난해를 전후로 하나둘씩 아예 우리 시장에 직진출하며 노골적인 영토 확대를 노리는 상황입니다.
 
우리 이커머스 시장이 C커머스의 격전지로 떠오면서 우리 이커머스 업계 운신의 폭은 점점 좁아지고 있는 실정인데. 이 분위기 속 쿠팡이 독주 체제를 유지하는 점이 놀라운 것이죠.
 
사실상 이 같은 실적의 원동력은 '로켓배송'에 있는데요. 국내 유통 업체들 중 쿠팡은 가장 빠른 배송 속도를 자랑합니다. 주문한 물품이 빠른 시간 내 집 앞으로 도착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정말 큰 장점입니다. 게다가 전국의 70% 로켓배송이 가능한 이른바 '쿠세권'일 만큼 이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 범위도 넓습니다.
 
"많은 물품을 빠른 시간 안에 받는다"라는 이 기본적 욕구를 쿠팡만큼 채워주는 채널이 아직까지는 없다는 거죠.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고객을 뜻하는 활성 고객 수가 지난해 2280만명인 점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결국 기업이 가장 집중해야 할 대상이 소비자라는 것을 쿠팡은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셈인데요. 앞으로도 이 같은 쿠팡이 독주 체제를 굳힐지, 아니면 소비자의 또 다른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유통 기업들이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여 경쟁 체제를 구축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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