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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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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차철우입니다. 국회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전관 변호사' 황교안

2025-02-06 11:01

조회수 :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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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해 12월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 5일 내란 수괴 윤석열씨 형사재판 변호인단에 합류했습니다. 그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온 황 전 총리는 윤씨의 탄핵 소추가 인용된 뒤 탄핵 반대 집회에 열정적으로 참석하고 있습니다. 법무부 장관 출신으로 사실상 '전관 변호사'인 그가 윤 씨의 형사 재판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황 전 총리의 이력은 화려합니다. 1981년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3기 사법연수원을 거쳐 검사로 임용받았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공안검사로 재직했고, 창원·대구·부산 검사장을 거쳐 2013년에는 무려 제63대 '법무부 장관'도 역임했습니다. 
 
대표적 권력기관인 검찰청의 인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등 막강한 파워를 뽐낼 수 있는 자리죠. 그런 그가 윤씨의 변호사를 맡는 겁니다. 윤씨의 형사재판 재판장은 지귀연 부장판사입니다. 제4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제31기 사법연수원을 졸업했습니다. 지 판사가 한참 후배입니다. 
 
윤씨의 변호사는 이력이 화려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을 다 끌어모았습니다.  이번에는 황 전 총리의 이력을 이용해 재판에서 압박이라도 하겠다는 건지 의심스럽습니다. 형사재판에서 할 수 있는 게 고작 전관들을 통한 압박 정도인 겁니다. 
 
문득 과거에 황 전 총리와 밥을 먹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3~4번 정도 식사자리를 가졌는데요. 꽤 많이 만났습니다. 둘이서 먹은 적도 있습니다. 첫 만남 때는 황 전 총리의 그래도 재밌는 시간을 보낸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람 냄새나는 본인 이야기를 들려줘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그때까지는 그래도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상식적인 사람이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심지어 같이 사진도 찍자고 해서 같이 찍었습니다. 
 
두 번째 만났을 때 이런 생각들을 접었습니다. 부정선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겁니다. 솔직히 경악했습니다. '법무부 장관, 대통령 권한대행 출신이 이런 이야기를 하다니' 하고요. 논리가 바로 서지도 않았습니다. 

세 번째 만났을 때는 거의 부정선거 이야기로 식사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금 떠들고 다니는 부정선거 의혹 주장 내용과 비슷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때부터 밥 먹자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황 전 총리가 괜히 걱정됩니다. 앞으로 있을 윤 씨 형사 재판에서 부정선거를 다루면 이 논리를 그대로 내세우지 않을까. 괜히 망신만 당해 법무부 장관은 물론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한 그의 커리어가 단번에 부정되는 건 아닐까 걱정됩니다. 전관 변호사 황 전 총리님! 제발 가만히 계셔주세요.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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