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지난해 3월10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결의대회에 참석해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낙연 전 국무총리(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언론 인터뷰를 하고 국회에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행보를 살펴보면 조금 '수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지난 8일에는 '대구'를 찾았고요. '새로운미래'에서 '새미래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꾸더니 창당 1년 만에 대구광역시당을 창당했습니다. 보수 세력 포섭을 노리는 걸까요? 궁금해집니다.
이 전 총리는 '민주당' 인사들과는 별로 교류가 없습니다. 공식적으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과 공식적으로 회동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습니다. 최근 윤석열씨 구속 취소에 관해서 낸 메시지도 조금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그는 "법원이 법대로 판단한 거니 제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면서도 "이번 법원 판결이 헌법재판소(탄핵 심판)에 제한적이나마 영향을 줄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보수층이 좋아할 발언이라고 해석됩니다.
이 전 총리는 윤씨와 이 대표 둘 다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얼마 전 만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제게 "이 전 총리가 완벽한 '중도' 노선을 걸으려 한다"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영입을 시도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 전 총리와 힘을 합치려 한다"고 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토대로 얼마 전 만난 이 전 총리 측 관계자에게 (이 전 총리가) 보수 인사를 만나고 다닌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맞느냐고 물었습니다. 오 시장과 한 전 대표는 아니었지만 "맞다"고 인정했고, 콕 집어 누구인지도 말해줬습니다. 얼마 전까지 국민의힘에서 활동한 '보수 원로'였습니다. 그러면서 "이 전 총리가 호남에 가기를 겁낸다"고 덧붙였고요. 앞서 22대 총선에서 이 전 총리는 광주 광산을에 출마했지만 대패를 기록했죠.
저는 이 소리가 이 전 총리가 '오른쪽을 공략한다'는 말로 들렸습니다. 그만큼 이 전 총리에게 주어진 공간이 많지 않다는 거죠. 이 전 총리는 앞으로 보수 인사를 적극 만나면서 '반이재명 연대'를 구축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표와 완벽히 등을 돌린 '비명(비이재명)계'도 일부 영입한 뒤 보수층과 규합해 완벽한 '중도보수' 노선을 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제로 전병헌 새미래 대표는 창당 1주년 기자회견 당시 "'포용적 개혁주의' 노선을 전면화하고 열린 보수·개혁 보수와 개혁국민연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는 이 전 총리의 욕심도 깔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이 전 총리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연대를 모색했으나 11일 만에 결별했습니다. 서로 중심이 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자기가 '중심'을 맡고 싶은 모습입니다. 과유불급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