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최근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최고경영자(CEO)와 내부자들이 대거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실적 발표 이후 총 11명의 임원이 1만5030주를 매입했는데요. 평균 매입가는 11만7046원입니다. 강병일 사장이 지난 4일 5200주, 금액으로는 6억1800만원어치를 매입한 데 이어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는 지난 10일 삼성물산 주식 2000주를 취득했습니다. 취득단가는 11만8350원이며, 전체 매입 규모는 2억3670만원입니다. 오 대표의 자사주 보유량은 4년 전 1000주에서 3000주로 늘어났습니다. 정해린 사장도 2600주를 매입했습니다.
삼성물산 경영진들이 자사주를 대거 매입한 것은 3년 만에 최대입니다. 삼성물산의 주가는 지난 2월19일 17만1700원까지 올랐다가 등락을 거듭하며 올해 1월2일에는 11만2400원까지 떨어진 상태입니다.
현대건설은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가 자사주 2000주를 사들였다고 공시했습니다. 전체 매입 규모는 6020만원입니다. 이 대표의 자사주 보유량은 기존 201주에서 2201주가 됐습니다. 윤정일 전무(4242만원)와 류성안 전무(4091만원), 김도형 전무(3065만원), 강용희 전무(3080만원) 등도 각각 현대건설 주식을 장내서 매입했습니다.
경영자와 같은 내부자들이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경영진의 책임 경영, 주주가치 제고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업 임원들은 종종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며 주가 부양에 나서는데요. 시장에 회사의 미래 가치에 대한 신뢰를 보여줘서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습니다. 개인적 이익이 회사의 장기적인 성과와 직접적으로 이어져 경영 의사결정을 보다 신중하게 하는 데도 영향을 주겠죠.
다만 실적 개선이 동반되지 않으면 주가는 다시 하락할 수 있고, 자사주 매입이 단기적 주가 부양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면도 존재합니다.
주요 상장 건설사 중에서 금액 기준 CEO의 자사주 보유 규모가 가장 큰 곳은 GS건설로 허윤홍 대표는 333만1162주(지분율 3.89%)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건설 업황 악화 속에 짠물 배당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에서 요구하는 진정한 기업 가치 제고와 주주환원이 이뤄질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