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정비사업 수주에 소극적이었던 삼성물산이 최근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의 올해 정비사업 수주목표는 지난해보다 35% 늘어난 5조원인데요. 2015년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 수주 이후 5년 동안 자취를 감춘 뒤 2020년에 복귀해 래미안 원펜타스와 래미안 트리니원을 짓고 주택사업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다 작년부터 기조가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삼성물산의 적극적인 수주를 타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부진에 따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미 한남4구역에서 성공적으로 복귀전을 치르면서 1조5695억원의 수주고를 기록했는데요. 공사비 약 4544억원 규모의 대림가락 재건축 사업권도 따냈습니다. 오는 3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있는 송파구 한양3차(2595억원), 신반포 4차(1조310억원), 방화6구역(2416억원)과 장위8구역까지 합치면 올 상반기에만 4조원의 수주고를 올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공사중단이나 재무 이슈가 없어 조합원들의 신뢰를 얻고 있어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들어오면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들 하는데요. 신반포4차 입찰에서 삼성물산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경쟁사들이 포기를 했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렸습니다. 삼성물산은 과거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주택사업을 쉬어갔는데 이 덕분에 공사비나 부실사업장 문제를 피해 갈 수 있게 됐죠. 브랜드 파워도 있습니다. 2014년부터 11년 연속 시공능력평가 1위를 했습니다.
삼성물산은 압구정 등 주요 사업장에 힘을 실으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압구정2구역에서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대결이 점쳐집니다. 경쟁자인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라는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하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업비는 2조4000억원 규모로 한남4구역에서 고배를 마셨던 현대건설이 다시 승기를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삼성물산의 최근 행보가 정비사업에 활력으로 작용할지 독주로만 이어질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