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돌아왔습니다. 87일만입니다. 탄핵 심판 결과 헌법재판관들의 판단은 기각 5명, 각하 2명, 인용 1명으로 갈렸습니다. 복귀하자마자 '열일'을 하고 계십니다. 빡빡한 공개 일정을 소화하며, 지난 24일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까지 주재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동 중이십니다.
정말 일만 하려는 걸까요? 앞서 한 대행은 탄핵 기각 이후 "이제 좌우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급한 일부터 추슬러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에 관해선 답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첫 출근길에서 마 후보자 임명 문제에 대한 취재진 질문을 받았으나 "이제 곧 또 뵙겠다"고만 하며 사실상 침묵한 건데요.
안타깝게도 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할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다만 스스로 좌우가 없다고 말했으면 마 후보자 임명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봅니다. 여기에 '한덕수 대행 체제'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미 헌법재판소 재판관 8명 중 4명은 한 대행이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미룬 것이 '헌법상 의무 위반'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파면에 이를 정도가 아닐 뿐이지 마 후보자를 임명해야 한다고 판단한 겁니다.
헌재가 한 대행에게 다시 '기회'를 준건데요. 한 대행이 소중하게 여길 필요가 있겠습니다. 야당과의 협력은 물론, 더 나아가 여야정 모두를 한데 아우르려면 한 대행이 '물꼬'를 터야 합니다. 첫 시작이 마 후보자를 임명인 겁니다. 이미 마 후보자를 임명해야 할 당위성은 더 커졌습니다.
지난달 27일에는 헌재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당시)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행위는 국회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는 결정이 내려졌죠.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 마 후보자 임명을 촉구할 '명분'이 충분한 겁니다.
이런 사태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 답답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사태가 재발하면 버티기 모드로 돌입하는 게 '자명'해 보입니다. 국회에서 이런 행태를 막기 위한 '견제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가령 일정 기간 임명을 보류한다면 자동 임명이 가능해지는 형식으로요. 한 대행님께서 강력한 장치 마련 전 더 좌우로 갈라지기 전 합리적인 결단을 내려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