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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금융위, 기업은행장 추천 막판 '고심'

정부 인사개입 의혹에 3순위 후보 박춘홍·유석하 등 '물망'

2016-12-2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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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금융위원회가 청와대에 추천할 기업은행장 후보를 선정하는데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행장 후보군으로 꼽혔던 김도진 경영전략그룹 부행장과 김규태 전 전무이사가 친박계 인물로 인사청탁 의혹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융위가 3년 전과 같이 유력 후보군들이 배제되면서 얘기치 않은 인물이 행장 자리를 꿰찰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초 금융위가 기업은행장에 김도진 부행장과 김규태 전 전무이사를 유력 후보군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최근 후보군에 대해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불거진 유력 후보군들의 인사청탁 의혹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인사청탁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청와대에 행장 후보를 추천하는 것이 지연됐지만 조만간 후보자를 청와대에 임명제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기업은행 노조는 김도진 부행장이 이권에 개입된 외부 인사에 의해 행장 후보로 추천됐다고 주장했다. 외부인사는 이득준 큐브인사이트 회장으로, 현기환 전 정무수석과의 친분을 통해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전 금융위 부위원장)과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을 소개받고 이들에게 김도진 부행장을 차기 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득준 회장은 현재 기업은행의 길거리점포 사업을 위탁 운영해온 큐브인사이트의 대주주다. 현기환 전 수석과는 지난 2013년부터 1년여간 큐브인사이트의 감사위원을 맡길 정도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유력 행장 후보로 부각된 김규태 전 전무 역시 이 회장이 3년 전 행장 후보로 추천한 인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김도진 부행장의 경우 기업은행 부행장직보다 금융위 인맥 만들기에 열중했던 인물"이라며 "행장 선임이라는 예민한 시기에 행장 후보 제청권을 가진 금융당국의 전현직 고위 관료와 업무 외에 따로 만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융위가 의혹을 받고 있는 이들 행장 유력 후보군이 아닌 의외의 인물이 기업은행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3년 기업은행 선임때에도 이같은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신임 행장 후보로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최종구 금융감독원 등을 행장 후보로 추천할 예정었지만 낙하산 논란이 이어지자 청와대에 추천할 후보에서 이들이 제외됐다. 결국 뜻밖에 인물이었던 권선주 행장이 행운을 차지하기도 했다.
 
새로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박춘홍 기업은행 전무와 유석하 IBK캐피탈 대표 등이다.
 
박 전무는 충청지역본부 본부장, 기업고객본부 본부장, 경영지원본부 본부장 등 일선 영업부터 경영기획 등 다양한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로, 내부적으로 신망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는 기업은행에서 비서실장, 뉴욕지점장, 경영전략본부장, 글로벌 자금시장담당 부행장 등을 거쳐 지난 2013년부터 자회사인 IBK캐피탈 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위가 추천하려던 인물에 대한 의혹이 커지면서 금융위가 새로운 인물을 행장 후보에 넣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앞서 금융위는 3년 전에도 행장 선임을 두고 낙하산 논란이 일자 3순위로 권선주 행장을 깜짝 추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가 차기 기업은행장 후보로 거론된 인물에 대해 논란이 일자 새인물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김도진 기업은행 부행장, 김규태 전 전무, 박춘홍 전무, 유석하 IBK캐피탈 사장. 사진/기업은행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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