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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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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진-서청원, 누가 먼저 당 떠날까

서청원 "나를 무시했다" 토로…인명진, 상임고문단 오찬 취소

2017-01-0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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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새누리당 인적청산 문제와 관련해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서청원 의원의 감정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악성종양’, ‘거짓말쟁이 성직자’라며 서로에게 막말을 쏟아냈다는 점에서 둘 중 하나는 당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점점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서 의원은 전날에 이어 5일에도 인 비대위원장에 대한 서운함을 거르지 않고 드러냈다. 서 의원은 이날 경기도 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정치인의 정계 은퇴는 본인이 결단할 일로 인 위원장에게 ‘지역구에 양해를 구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었다”며 “그런데 바로 나가라고 해서 굉장히 불쾌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심지어 전국위가 끝난 그날(지난달 26일) 오후 5시에 사람을 보내 탈당하라고 했다”며 “제가 앞에 나서 인 목사님이 개혁하실 분이라고 해 만장일치로 추인됐는데 오후에 탈당하라고 압박해 굉장히 기분이 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명예롭게 가도록 (인 비대위원장이) 도와줬어야 하는데 속도전을 펼쳐 섭섭했다. 엊그제(3일) 비난하는 내용 없이 이런 경위를 알리는 내용을 보냈는데 그 다음날 나에게 할복하라고 했다. 8선 의원인 나한테 악성종양이라고도 했다. 나를 너무 무시했다”고 성토했다.
 
인 비대위원장도 이날 서 의원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손들고 비대위원장을 하겠다고 온 것이 아닌데 잘못 왔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며 “새누리당이 정치하는 곳인 줄 알았는데 와서 보니 교회더라. 당인 줄 알았는데 성직자를 구하는 교회”라고 말했다. 서 의원이 전날 인 비대위원장을 향해 “거짓말쟁이 성직자, 성직자 자격이 없다”고 비난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그는 특히 “이 당이 서청원 집사님이 계신 교회다. 그래서 비대위원장을 성직자로 구했더라”면서 “나는 교회를 은퇴했고, 은퇴 목사는 교회를 다시 가면 안 되니깐 내가 잘못 왔다는 생각을 했다”고 비꼬았다. 그는 또 국회의장직을 약속했다는 서 의원의 폭로에 대해 “사람만 보면 훌륭하다, 대통령감이다, 국회의장감이다, 이렇게 덕담을 하는데 착각해서 진심으로 알아들었다”며 “우리 집사람에게 덕담이라도 하지 말라고 잔소리를 듣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예정된 인 비대위원장과 새누리당 상임고문단의 오찬이 갑작스럽게 무기한 연기되면서 인 비대위원장의 인적청산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적청산을 놓고 당내 갈등이 높아지면서 상임고문단 사이에서 인 비대위원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 비대위원장과 오찬을 갖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락하는 과정에서 많은 상임고문들이 당이 좀 안정되고 오찬을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전해왔다”며 오찬 연기 이유를 설명했다.
 
새누리당의 이 같은 혼란은 오는 8일 잠정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 비대위원장은 6일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8일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거취 문제도 함께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서 의원과 최경환 의원 등이 끝까지 자진탈당을 거부하며 인 비대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울 경우 새누리당이 또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인 비대위원장이 8일 사퇴 의사를 밝힌다면 새누리당의 내홍은 더욱 수렁으로 빠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1월 중순 정도로 예고된 새누리당의 2차 탈당 규모가 한층 더 커질 수 있다. 마지막까지 쇄신의 끈을 놓지 않고 있던 범친박(박근혜)계 의원들의 탈당 도미노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에게 탈당 요구를 받은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로 출근길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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