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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복제약 허가 5년간 '폭증'

공동개발로 시장 난립…제약 선진화 '역행'

2017-01-1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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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최근 5년 간 복제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생물학적동등성시험) 건수가 감소한 반면 복제약 제품 허가 건수는 크게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복제약을 공동 개발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신약 R&D 중심의 제약산업 선진화 정책과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생물학적동등성시험(생동시험) 건수는 196건으로 전년(347건)비 44% 감소했다. 2010년 389건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 추세다. 생물학적동등성 시험은 복제약이 오리지널약과 효능·효과, 안전성 등이 동등하다는 것으로 입증하는 임상시험이다. 
 
2011년 이후 여러 제약사가 1개 복제약을 공동 개발(생동시험)할 수 있게 관련 제도 규정이 변경되면서 상대적으로 건수가 줄었다. 공동 생동시험은 1개사가 복제약 시험을 주도하고 파트너사들을 모집하는 방식이다. 생동시험은 1건이지만 복제약 허가는 파트너사들이 모두 받을 수 있다. 복제약들은 한 공장에서 생산되지만 포장과 이름만 달리해 판매된다. 생동시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보통 복제약 1개를 개발하는 데 1억원 정도가 투자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생동시험 건수가 급감한 반면 복제약 허가는 2011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012년 823개, 2013년 1497개, 2014년 1924개, 2015년 2308개, 2016년 2249개 순이다. 
 
과거에는 복제약을 개발하기 위해선 일일이 생동시험을 신청해야 했다. 하지만 생동시험 업체 제한 규정 폐지로 위수탁을 통해 손쉽게 복제약을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 2015년 특허만료된 1500억원대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에 대한 생동시험을 신청한 제약사는 10개사지만, 복제약 허가는 70여개사가 승인을 받았다. 
 
제약산업 구조를 선진화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013년과 2016년 제약산업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복제약과 내수 중심에서 신약과 해외진출 중심으로 체질개선을 유도하겠다는 게 요점이다. 하지만 복제약 허가 장벽이 낮아져 복제약이 난립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일한 복제약들 간에 과당경쟁이 벌어져 음성적으로 리베이트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가 생겨난다"며 "복제약 난립은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 우려가 있어 개선돼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제약사들이 관련 시장에 손쉽게 진입하다보니 연구개발 의지를 저하시킨다는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가장 많이 생동시험을 신청한 제약사는 종근당(185750)으로 14건을 기록했다. 이어 유나이티드제약(033270)이 9건, 한국콜마(161890), 셀트리온제약(068760), 명인제약이 나란히 8건 순이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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