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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알러지성 염료 검출 '알레르망'…리콜 명령에도 묵묵부답

유아용 침구서 발암성·알러지성 염료 검출

2017-05-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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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아직까지 본사에서 지침이 내려온 부분이 없어 당장 교환이나 환불은 해줄 수 없습니다"
 
알레르망 유아용 침구에서 암과 알러지를 유발할 수 있는 염료가 검출된 데 따라 국가기술표준원의 리콜 명령이 내려진 지 열흘이 지났다. 그러나 알레르망 측은 여전히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소비자의 불신만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알러지 없는 침구'를 표방해온 만큼 이번 사태로 그간 쌓아온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지난 6일 기자가 찾은 한 알레르망 대리점의 관계자는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쳐 리콜 사실을 알게 됐다"며 "아직까지 본사에서 지침이 내려온 부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리콜 사실에 대해 대리점 등 판매점들은 본사의 공지가 아닌 고객의 항의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더욱이 본사의 무대응으로 인해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해당 제품을 구매한 한 소비자는 "기사를 보다 우연히 리콜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곧바로 매장에 전화로 문의했더니 '국내 기준치에는 미달해 문제 없다'는 황당한 대답만 들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알러지 없는 침구라는 광고만 믿고서 비싼 아기 이불을 샀는데, 알러지성 염료가 검출됐다는 소식에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고 속상하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된 염료가 사용된 배경과 리콜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알레르망 브랜드를 운영하는 이덕아이앤씨에 수차례 문의를 했지만, 회사 측은 어떤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은 어린이·유아용품 등에 대해 안전성조사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알레르망의 유아용 침구에서 알러지성 염료 두 가지가 검출됐다. 두 염료 모두 사용하면 안 되는 물질이다. 염료 검출에 따라 수거·교환(리콜) 명령이 내려진 것이다. 이번 안전성조사 및 결과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조사 결과에 따른 리콜 명령 등 조치의 효력은 즉시 발생한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알레르망 유아용 침구의 제품명은 '알레르망베이비 토토 낮잠이불 세트(블루)'다. 이번에 검출된 염료는 'DISPERSE YELLOW 3'와 'DISPERSE RED 1'이라는 알러지성 염료다. 특히 DISPERSE YELLOW 3는 발암성 염료이기도 하다. 이번 조사에서 각각 1킬로그램 당 41밀리그램이 검출됐다. '분산염료'인 이들 염료는 모두 국내 안전기준 상 섬유제품에 사용이 금지돼 있다. 분산염료란 물에 전혀 녹지 않거나 잘 녹지 않아서 미세한 분말로 만들어 계면활성제 등의 분산제를 써서 섬유에 염착시키는 염료를 말한다. 분산염료는 의류용 염료 가운데 가장 자극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염료분자의 섬유에 대한 결합력이 약해서 쉽게 염료가루가 떨어져 나와 피부에 자극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섬유관련 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분산염료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습진 등 피부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피부가 약한 영유아의 경우에는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알레르망은 이번 사태로 그간 쌓아온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덕아이앤씨는 지난 2012년부터 배우 김태희씨를 전속모델로 발탁해 '알러지 없는 침구'를 표방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경쟁사보다 높은 가격 정책을 고수하며 프리미엄 침구 이미지를 쌓아왔다. 실적도 뒤따랐다. 이덕아앤씨는 지난해 매출 1007억원으로 전년보다 29% 오른 창사이래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알레르망 제품에 대한 리콜 공표문. 사진=제품안전정보센터 갈무리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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