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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김정태 회장 사내이사 1인 체제 구성…회장 지배력 더 커지나

2인자 김병호 부회장·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사내이사서 제외

2018-03-0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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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가 2인자 역할을 해온 김병호 부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을 사내이사에서 제외하면서 김정태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개최해 김병호 부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을 사내이사에서 제외하고 김 회장을 단독 추천했다. 사내이사 체제를 기존 3명에서 1명으로 줄인 것이다.
 
하나금융은 이에 대해 금융당국의 경영유의사항을 반영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김 부회장(경영관리부문장)과 함 행장(경영지원부문장)이 지주 사내이사로서 리스크관리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 기능의 독립성 약화 및 이해상충 우려가 있다는 금융당국의 경영유의사항을 반영한 것"이라며 "이들을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제외하고 사내이사로서의 역할이 축소돼 사내이사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작년 12월 하나금융에 이들이 리스크관리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은 리스크관리 기능의 독립성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금융당국의 요구사항을 전적으로 받아들인 것이지만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이 이를 활용해 김 회장 1인 경영체제를 강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 부회장과 KEB하나은행장은 지주 내에서 사실상 2인자에 해당하는데 이들이 사내이사에서 제외돼 역할이 축소되는 만큼 김 회장의 지배력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이같은 조치가 지배구조를 불안정해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내이사를 1명만 맡을 경우 유고 시 대체인물이 없어 경영공백이 발생할 수 있고 결국 지배구조 역시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KB금융(105560)지주의 경우 지난 2014년 'KB사태' 당시 임영록 회장이 금융당국의 중징계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자 사내이사가 없어 경영공백이 발생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의 독립성 강화를 위한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오히려 김 회장의 지배력을 높이는 결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지주사 역시 이를 우려해 복수의 사내이사를 선임·운영하고 있다. KB금융(105560)지주의 경우 윤종규 회장과 허인 국민은행장이 사내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신한지주(055550)(신한금융지주) 역시 조용병 회장과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사내이사직을 맡고 있다. 농협금융지주도 김용환 회장과 이강신 부사장 사내이사를 2명 두고 있다.
 
한편 하나금융은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6명의 사외이사 중 윤성복·박원구 사외이사 2명만 재선임하고 5명을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7명이었던 사외이사는 총 8명으로 늘어난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는 김홍진 한국남부발전 사외이사, 박시환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백태승 한국인터넷법학회장, 양동훈 동국대 회계학 교수,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등이다.
 
김홍진 후보는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과장, 금융정보분석원(FIU) 기획행정실장, 예탁결제원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한 경제전문가다.
 
박시환 교수는 인천지방법원 및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 대법원 대법관을 거친 법률전문가이며 법리와 실무에 정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백태승 회장은 한국은행을 거쳐 연세대 법무대학원장 겸 법과대 학장, 한국인터넷법학회장을 역임하는 등 금융과 정보통신기술 관련 법제도와 실무에 정통한 법률전문가다.
 
양동훈 교수는 한국은행을 거쳐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교 선임연구원, 동국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장을 역임했다.
 
허윤 교수는 2015년부터 KEB하나은행 사외이사직을 수행 중이며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 서강대 국제대학원장, 한국국제통상학회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특히 이들 사외이사 후보는 김 회장이 이사회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빠진 뒤 처음으로 선임되는 인물들이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과정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2일 이사회에서 김 회장을 사추위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김홍진·박시환·백태승·양동훈 후보는 외부 자문기관의 추천으로 후보군에 포함됐다.
 
신임 사외이사의 임기는 2년이며 이후부터 1년 단위로 중임이 가능하다. 기존 KEB하나은행 사외이사를 지낸 허윤 교수의 임기는 1년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구성을 위해 외부 자문기관으로부터 후보군을 추천받아 엄격한 자격검증과 심도있는 심의를 거쳐 후보자를 최종 확정했다"며 "이들 사외이사 후보는 이달 정기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최종 선임된다"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하나금융지주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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