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이제 게임기로 먹고 사는 소니
비대면 특수 따른 게임 부문 기대 이상 성과
정작 과거 회사 지탱하던 전자제품 판매 여전히 부진
입력 : 2020-08-07 06:02:00 수정 : 2020-08-07 06:02:0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소니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게임 수요 증가로 예상 밖에 흑자를 냈다. 하지만 과거 글로벌 업계를 좌지우지하며 영광을 가져다줬던 전자제품 영역에서는 적자를 면치 못하며 최근 암울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 4일 회계연도 2020년 1분기(4월1일 ~ 6월30일) 동안 매출 1조9689억엔(약 22조1000억원)에 영업이익 2284억엔(약 2조6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분기(매출 1조9257억엔·영업익 2309억엔) 보다 영업이익이 1% 감소했으나 매출은 오히려 2% 늘었다. 소비 침체를 불러오고 있는 코로나19 여파를 생각할 때 업체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성적이다.
 
소니가 선방할 수 있었던 비결은 단연 게임 산업 때문이다. 소니는 1분기 게임&네트워크 서비스(G&NS) 부문에서 매출 6061억엔(약 6조8000억원)과 영업이익 1240억엔(약 1조4000억원)을 올려 지난해 동기(매출 4575억엔·영업이익 738억엔)보다 훨씬 두드러진 성과를 올렸다. 매출만 약 32%가 늘어났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언택트(비대면) 바람이 불면서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들이 외출 대신 가정에서 게임하는 것을 즐기게 되면서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강력한 콘솔게임기를 가진 소니에 기회가 됐다. 실제로 소니가 지난 6월 출시한 콘솔게임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가 사흘 만에 400만장 이상이 팔리는 등 높은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게임과 픽처스 부문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영역이 지난해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떨어졌다. 뮤직 부문과 이미징&센싱 솔루션(I&SS) 부문은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특히 전자제품&솔루션(EP&S) 부문은 이번 분기 매출 3318억엔(약 3조7200억원)에 영업손실 91억엔(약 10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동기(매출 4839억엔·영업이익 251억엔)보다 크게 줄어든 실적이다.
 
요시다 켄이치로 소니 회장이 지난해 1월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9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이번 소니의 전자제품 실적 부진은 글로벌 업계에서도 강자로 통하던 과거 아날로그 시대 영광과는 정반대되는 결과다. 1970년부터 약 30년간 소니는 전 세계 TV 시장 1위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디지털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업계 평가 속에 삼성과 LG전자에 점점 밀렸다.
 
이후 절치부심한 소니는 프리미엄 제품군 위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 뒤 전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두 자릿수 이상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소니는 올해 1분기 2500달러(약 300만원)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48.8%)에 이어 26.1%로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과거 영광을 생각할 때 지금의 성적표는 소니에 다소 아쉬운 결과다. 전체 시장만 놓고 보면 여전히 삼성과 LG은 물론 무섭게 치고 들어오는 중국 업체에 고전하고 있다.
 
TV와 달리 스마트폰은 자국 시장이 아니면 명맥 유지도 힘든 실정이다. 올해 들어 5G 시장의 확대 물결 속에 첫 5G폰인 플래그십 스마트폰 '엑스페리아1 마크2' 모델을 공개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렸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고성능 디스플레이와 카메라를 탑재하고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해 최근 스마트폰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전략이었으나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TV만 놓고 봐도 과거 압도적인 점유율로 입지를 다졌던 게 소니였다. 하지만 디지털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국내 업체에 자리를 내줬다"라며 "최근 들어서는 잘 알려진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프리미엄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물량과 가격 경쟁에서 중국 업체 등에 밀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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