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취업 바늘구멍②)'디지털·비대면' 가속화에 인력 수요↓
점포 축소로 전통적인 은행원 필요성 줄어
비대면 거래 늘면서 디지털 전환…AI 활성화가 대세
2022-08-26 08:00:00 2022-08-26 08:01:44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금융권 인력이 쪼그라드는 결정적 배경은 디지털·비대면으로의 빠른 전환이다. 코로나19가 그 시기를 빠르게 앞당겼다. 금융사들은 오프라인 점포를 축소하고 전통적인 직원 대신 키오스크,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휴먼 시대를 열고 있다. 
 
2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 점포 수는 6094개로, 1년 전보다 311개나 줄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1000개 넘게 감소한 수치다. 은행들의 점포·통폐합 작업은 계속될 예정이며, 지난달에만 시중은행 점포 55곳이 문을 닫거나 인근 지점과 합쳐졌다.
 
은행권의 오프라인 점포 수가 빠르게 감소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거래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입출금, 이체 거래 시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는 비중은 지난 2017년 45.4%에서 지난해 상반기 70.9%까지 늘었다. 은행권의 모바일 앱 이용자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하면서 금융소비자들 역시 예·적금 뿐만 아니라 대출 상품까지 비대면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늘었다. 대표적인 대면 상품이었던 주택담보대출조차 비대면 비중이 늘었는데, 하나은행의 비대면 주담대 상품인 원큐아파트론은 지난해 2분기 기준 422억원에서 올해 2분기 3594억원까지 급증했다. 
 
금융 거래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안착하면서 은행권도 기존 점포를 각종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점포 등으로 바꾸는 등 업무 방식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은행원의 필요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신한은행의 경우 미래형 점포인 '디지로그 브랜치'를 운영하고 있는데, AI 기술이 접목된 키오스크와 디지털 데스크를 통해 비대면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금융상품 추천 및 금융 성격유형검사(MBTI) 등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상품 가입, 대출, 청약 등 업무는 은행원과 화상으로 진행한다. 디지로그 브랜치는 현재 서소문, 남동중앙금융센터 등 총 4곳에 마련됐고, 연내 12곳이 추가로 오픈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5월 디지털 점포 'KB디지털뱅크' 2곳을 서울 서초구와 충북 청주에 개설했다. KB디지털뱅크는 지능형자동화기기(STM)로 현금·수표 입출금 뿐만 아니라 체크·보안카드 발급 등 비대면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업무까지 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입출금 통장 개설, 예·적금 신규 개설 등은 화상 상담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BGF리테일과 손잡고 지난해 10월 편의점 점포를 열었다. CU편의점에 하나은행 스마트 셀프존이 입점하는 방식으로, STM과 현금지급기가 설치돼 계좌 개설부터 통장 재발행, 체크카드 발급 등의 업무가 가능하다.
 
우리은행 역시 서울 가양동·목동중앙 등 2곳과 경기 매탄동·광교도청역·오리역 등 총 5곳에 '디지털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데스크는 화상상담을 통해 영업점과 동일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면·비대면 융합 채널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금융권의 AI 활성화가 최근 흐름이라 은행원 인력보다 AI 등 디지털 휴먼이 필요한 추세"라며 "비대면 시대에 맞게 은행권도 변화를 요구받고 있고,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이 줄어드는 만큼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GS리테일은 신한은행과 협력해 GS더프레시 광진화양점을 '디지털혁신점포 1호점'으로 탈바꿈한 가운데, 고객들이 은행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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