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GS건설 공든 탑…"자이 브랜드 신뢰도 타격"
브랜드 신뢰 바닥…순살자이로 희화화
단기 실적 저하 불가피…유동성 전이 '관건'
2023-07-13 06:00:00 2023-07-13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김성은 기자] GS건설이 지난 20년간 쌓아왔던 고품질의 '자이(xi)' 이미지가 부실시공과 각종 하자 논란으로 한순간에 추락했습니다. GS건설의 대표 브랜드 자이의 이미지가 실추되면서 주택사업에 적잖은 타격이 가해질 전망입니다.
 
12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폭우가 지속됐던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개포자이프레지던스' 단지에서는 물난리가 발생했습니다. 아파트 건물 출입구를 비롯해 화단과 단지 안 보행길 등 곳곳이 침수됐습니다.
 
GS건설이 재시공을 결정한 검단 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사진=연합뉴스)
 
외부 균열·침수·악취 등 하자 줄이어
 
해당 단지는 지난 3월 입주를 시작한 3375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84㎡는 2021년 11월 최고 29억5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습니다. 약 30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아파트임에도 잡음이 발생한 것입니다. 문제는 GS건설이 시공한 단지에서 부실 사고가 터진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특히 올해 4월2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 GS건설이 시공하는 인천 서구 검단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지하주차장 슬래브가 붕괴하면서 GS건설의 부실시공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퍼졌습니다.
 
국토교통부의 사고조사 결과에서 설계·감리·시공 부실로 인한 전단보강근 미설치, 품질관리 미흡 등 종합적인 문제로 나타났습니다. 기둥 15곳의 철근 누락과 저강도 콘크리트 사용 등이 밝혀지면서 GS건설은 전면 재시공이라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죠.
 
이에 앞서 서초구 '신반포자이'와 '서울역센트럴자이'의 외벽 균열과 마포구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수영장 누수, '서초그랑자이'와 '평택지제역자이' 침수, '방배그랑자이'의 악취 논란 등 지난해부터 GS건설의 부실시공 이슈도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GS건설과 자이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을 쳤습니다. 고급 아파트로 인식됐던 자이 단지는 이른바 '순살자이', '하자이', '촉촉자이'로 희화화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제 자이는 믿고 거른다", "말도 안되는 사고로 자이의 이미지가 중소건설사보다 나빠졌다", "이제 장마철 시작인데 자이 아파트에서 무슨 일이 더 벌어질지 무섭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부정적 여론이 짙어진 분위기입니다.
 
이런 가운데 서울 동대문구 '휘경자이 디센시아' 건설현장에서 폭우에도 콘크리트 타설을 진행했다는 글이 퍼지면서 부실시공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기도 했습니다.
 
검단아파트 주차장 붕괴 등 부실시공 논란
 
실제로 GS건설은 최근 3년간 하자 접수 건수가 최다라는 오명을 받은 상황입니다. 허종식 의원실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 건설사 중 지난 2020~2022년 국토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사건이 가장 많은 곳은 GS건설로, 573건에 달했습니다. △2020년 136건 △2021년 385건 △2022년 52건입니다.
 
정비사업 수주에도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여의도, 목동, 압구정 등 주요 정비사업지를 비롯해 노량진1구역, 한남5구역 등 서울 노른자위 사업지의 시공사 선정이 예정된 가운데 일련의 사태로 GS건설의 이미지가 수주에 불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재무 리스크에도 직면한 상태입니다. 사고 현장에 대한 재시공 결정으로 철거·재시공에 따른 비용과 입주예정자에 대한 지연보상금 등을 부담하게 된데다 기존 도급액과 철거비용, 지연보상금 등을 고려하면 단기적인 실적 저하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GS건설은 사고 이후 공시를 통해 약 5500억원을 올해 상반기 결산에 손실로 반영할 계획입니다.
 
GS건설 실적 컨센서스 현황.(표=에프앤가이드)
 
매출액 절반 넘는 주택사업 타격 전망
 
증권가에서도 컨센서스를 낮추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로 추정한 GS건설의 매출액은 3조4869억원으로 전년대비 14.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8억원, -870억원으로 적자전환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의 2분기 영업이익 기준 컨센서스는 대폭 하회할 전망"이라며 "인천 검단 아파트 재시공 관련 비용 5500억원이 가장 큰 영향이나, 전반적으로 공사 예정원가율 조정이 병행될 가능성이 높아 일회성 원가를 제거한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내다봤습니다.
 
GS건설은 검단 사태에 소요되는 자금을 철거부터 신축 아파트 준공 때까지 약 5년 간 분할해 투입키로 했지만, 신용도가 저하할 경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자금 조달 금리도 높아 자금 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올해 3월말 연결 기준 GS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전년동기대비 2.7% 증가한 2조9823억원으로 곳간이 부족하지 않은 상태지만 단기차입금이 9442억5200만원으로 전기말(8791억원)보다 7.4% 늘고, 6조원에 달하는 장·단기 차입금 가운데 단기금융부채(2조7894억원)의 비중이 높은 점이 유동성에 우려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1.3조 만기 도래…재무부담 가중
 
실제 지난해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가 발생했던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사고 손실 반영으로 적자를 시현했으며 신용등급 강등으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재무 부담이 커지는 등 후유증을 겪었습니다.
 
특히 GS건설의 경우 작년 매출액 중 국내 건축·주택 도급 사업 및 자체 주택 사업의 비중은 73.3%에 달합니다. 지난해 신규 수주액 또한 주택부문이 10조640억원으로 전체 수주액(16조74억원)의 66%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련의 사태가 전반적인 사업경쟁력 악화와 재무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어섭니다.
 
권준성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GS건설은 검단 사고에 대한 대응여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주택사업 관련해 2조9018억원에 달하는 지급보증이 제공된 가운데 올해 만기도래하는 금액이 1조2839억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과거 유사한 사례를 살펴볼 때, 대외신인도 하락과 서울시의 부정적인 행정처분 전망 등의 요인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악화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 부동산 PF 차환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회사의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백아란·김성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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