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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7월 19일 16:5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에코프로비엠이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 영향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고객사들의 전기차 전략이 수정됨에 따라 에코프로비엠의 출하량도 축소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며 완제품 가격까지 하락하는 ‘역래깅’도 발생해 수익성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에코프로비엠)
2분기 영업손실 100억원 넘을 듯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2분기 매출 8470억원, 영업손실 13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동기(매출 1조9062억원, 영업이익 1147억원) 대비 매출은 55.6% 줄었고, 영업손익은 적자 전환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에코프로비엠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률은 –1.63%로 전년 동기(6.02%)보다 크게 하락한 수치다.
재무상태도 좋지 않다. 1년 내에 갚아야하는 단기차입금 규모만 1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1분기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유동부채는 1조8779억원, 이 중 단기차입금은 1조1240억원으로 전체 유동부채의 59.89%에 달한다. 이에 비해 회사가 가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376억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기타유동자산 793억원을 더해도 단기차입금을 다 갚아내기 어렵다. 여기에 올해 1분기 기준 이자비용 등 금융원가만 500억원에 달해 재무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영업이익으로 은행 등에서 빌린 돈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이자보상배율도 지난해 4분기(-4.71배)부터 적정치인 1배 이하로 떨어져 올 1분기(0.31배)까지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에코프로비엠의 자본적지출(CAPEX)은 331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1229억원) 대비 169.6%(2084억원) 증가했다. CAPEX는 기업이 유무형 자산 취득에 사용한 투자금의 규모를 뜻한다. 은행 이자도 갚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CAPEX 증가에 따라 잉여현금흐름(FCF)도 적자 전환했다. FCF가 적자라는 것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남긴 이익만으로는 투자금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코프로비엠의 현금흐름도 이러한 상황을 잘 나타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의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463억원을 기록했지만, 투자활동으로 3279억원이나 나가면서 차입 등 재무활동을 통해 1020억원을 유입했다.
수요 부진에 원자재 가격 하락까지 ‘이중고’
에코프로비엠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재무상태가 악화된 이유는 전기차 캐즘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 안팎의 목소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차전지 업계가 전기차 수요 둔화 영향으로 당초 예상한 것보다 업황 부진이 극심한 상황”이라면서 “하반기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출시해도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조정기가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라며 우려했다.
전기차 캐즘으로 투자 계획도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코프로비엠은 SK온, 포드와 캐나다에 양극재 공장을 건설해 오는 2026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포드가 전기차 관련 계획을 수정하면서 캐나다 공장 증설 계획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탈 등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역래깅도 업황 악화에 한몫하고 있다. 역래깅은 원재료 투입 시차에 따른 이익 감소를 뜻하는 말로, 가격이 높을 때 구입한 원자재가 제품으로 만들어 팔 때는 가격이 하락하면서 제품 판매가도 낮아져 손해를 입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라 에코프로비엠의 제품 가격이 지난해 2분기 대비 10~20% 가량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에코프로비엠의 출하량도 기존에 계획했던 것보다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 시장 침체에서 소재 업체가 자유로울 순 없는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생산 계획을 조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한국수출입은행 및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공적수출신용기관(ECA)로부터 1조2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금을 확보, 헝가리 데브레첸의 양극재 생산기지 건설에 투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투자비 규모는 총 12억8000만 달러, 한화로 약 1조7677억원에 달한다. 해당 공장은 연 10만8000톤 규모의 양극재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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