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내년 4월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예비주자들이 잇달아 기지개를 켜면서 박춘희 전 서울 송파구청장 출마 선언 이후 조용했던 선거판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이혜훈·김선동 전 의원 등이 출마 선언 일정을 확정한 상황에서 금태섭 전 의원도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유승민 전 의원은 '서울시장 후보 차출론'에 대해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대선 출마 의지를 재확인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에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인물은 국민의힘 소속 박춘희 전 구청장뿐이지만, 서울을 지역구로 전직 의원들이 출마 채비를 갖추면서 다자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야권의 잠재후보군으로 분류됐던 금태섭 전 의원이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서울시장 후보를 둘러싼 야권 내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 전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보수다' 초청 강연에서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해 "책임감을 갖고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감당해야 할 일이 있다면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탈당한 뒤 바로 국민의힘에 들어가 당내 후보 경선을 한다는 것은 어떤 설명을 붙이더라도 국민이 보기에 별로 좋아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에 바로 입당하는 것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금 전 의원은 "과거처럼 간다면 국민은 양쪽에서 희망을 못 찾고, 그렇다면 승산은 낮지만 제3지대로 갈 수 밖에 없다"며 독자 행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특히 그가 "연대를 하려면 서로 충분히 논의하고 최대공약수를 찾은 뒤 스스로 혁신과 변화를 해야 한다"며 '곱셈의 연대'를 주문한 대목은 향후 야권 연대를 고민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박원순 무소속 후보 간 단일화 사례도 언급된다.
야권의 다른 주자들도 고개를 내밀며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혜훈 전 의원을 시작으로 김선동·나경원 전 의원 등이 출마 선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의원은 19일 김무성 전 의원이 주도하는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연단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당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났던 김선동 전 의원도 25일 출사표를 던진다. 지자체 단체장들 가운데에서는 박 전 구청장 외에도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이 출마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2022년 대통령 선거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같은 중량급 인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내놓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대선으로 직행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여의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그동안 대선 출마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왔던 사람"이라며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유 전 의원은 '공식적으로 제안이 오면 고려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당 지도부가 결정하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출마) 가능성이 없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범야권 후보로 거론돼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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