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두 자녀 근무 중인 ‘케이큐브’ 절세 논란에 정부도 주시
마이너스 재정에 계열사 통한 배당수익 주 수익원인데 법인세는 '0'원
전문가들, 절세 넘어 탈세 우려…승계작업과 연관성 짙어
2021-01-27 16:50:31 2021-01-27 16:50:31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두 자녀가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져 기업 승계의 포석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고 있는 케이큐브홀딩스와 관련, 법인세 절세를 위한 ‘페이퍼컴퍼니’ 성격의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카카오 지분을 보유한 케이큐브홀딩스에 근무하는 두 자녀에 대한 최근 주식 증여, 벤처투자 수업 행보와 더불어 결손기업으로서 배당수입에 대한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점 등이 승계를 위한 밑작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에서는 관련 사안에 대해 위법하다고 보긴 애매하다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뉴시스
 
27일 카카오에 따르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아들 상빈씨와 딸 예빈씨는 케이큐브홀딩스에서 1년 전부터 재직중이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의 2대 주주(11.26%)이자 김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2007년 설립된 케이큐브홀딩스는 김 의장 일가 중심의 임직원 5명으로 구성된 경영컨설팅 및 투자자문 목적의 회사로, 현재 카카오 등 카카오 계열사로부터 들어오는 배당수익을 주된 수익원으로 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케이큐브홀딩스는 배당금 수입 41억원을 챙겼는데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은 결손기업으로 분류돼 배당수입에 대한 법인세를 한푼도 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김 의장이 케이큐브홀딩스에서 받은 임차료를 공정위에 보고·공시를 하지 않아 공정거래법 위반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케이큐브홀딩스 사이트 캡처.
 
그러나 공정위에서는 의심될 만한 상황일 수 있으나 굳이 따지자면 공정거래법 위반사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케이큐브홀딩스는 주 수익원이 배당수익인 부동산임대업자로서 상품용역에 해당한다. 자금이나 유가증권, 자산, 상품용역 등을 거래할 때 공시를 하게 돼있으나 상품용역 거래를 개인이 총수 일가 등 특수관계인 혹은 회사와 하는 경우는 공시 의무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회사간 거래를 할 때 부당지원 행위가 포착되면 문제가 되는데, 이 부분은 위반 사례가 포착되면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절세 의혹에 대해서도 아직은 단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특수목적이 아닌 일반법인이 계열사로부터 배당을 받으면 배당 소득은 법인의 소득으로, 일부분은 공제 등 방식으로 조정을 해주기도 한다. 이 건에 대한 파악을 하고 위법성이 판단되면 국세청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일부 전문가들은 김 의장이 두 자녀를 카카오 지배구조의 핵심 축인 비상장 회사에 취직시킨 것과 각각 카카오 주식 6만주(당일 종가 기준 264억원 규모)를 증여한 점이 승계작업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지우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는 “자본금 100억규모 케이큐브홀딩스의 직원수는 다섯명에 사업수익은 4억에 불과하지만, 직원 급여는 14억에 이자와 배당수익이 60억이나 된다.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차명회사)다. 게다가 번 돈보다 쓴 돈이 많은 결손기업으로 세금 의무도 피해갔다. 공식적으로 불법이 아니라지만 이 작은 회사에 뚜렷이 하는 일 없이 부동산이나 배당수익만 올리면서 카카오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게 바람직한 일인지 되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상훈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지난해 연예인들이 법인으로 부동산을 매입해 취득세, 양도소득세, 임대소득세 등 억대의 세금을 피한 사례가 다수 나왔는데 이와 비슷한 사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이 케이큐브홀딩스 대주주니까 당연히 배당을 받는데, 결손법인일 경우 (배당 관련) 세금도 확 줄어들게 된다"면서 "대주주로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배당소득세를 내야함에도 불구하고 결손법인 제도와 법인제도를 최대한 악용해 자기 수입을 보전한 사례로 포착되며, 추후 탈세로 번질 우려도 있다. 또한 이러한 절세 행보는 승계 비용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카카오 측은 승계의혹을 부인하면서도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반박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경영승계 목적으로 최근 수업을 받았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케이큐브홀딩스는 외감대상(외부회계감사대상법인)으로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를 모두 감사보고서에 공개하고 있다. 또한 공시 기준 금액(50억 원) 미만으로 대규모 내부 거래 공시에 해당하지 않으며, 비상장 공시, 계열회사 현황 공시 대상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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