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국토교통부가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현대자동차 코나 전기차(EV)의 화재원인 조사결과를 발표한다. 배터리 교체 등 리콜 비용이 1조~2조원으로 추정되면서
현대차(005380)와 LG에너지솔루션은 국토부 발표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해 “코나EV 화재원인에 대한 조사는 거의 이뤄졌고,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발했다. 업계에서는 국토부가 빠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에 조사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나EV는 2018년 5월 처음 화재가 보고된 후 국내 11건, 해외 4건 등 총 15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차량의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자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2017년 9월29일부터 2020년 3월13일까지 생산된 코나EV 7만7000대를 대상으로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리콜을 시행했다.
지난달 리콜을 받은 코나EV에서 화재가 발생한 모습. 사진/대구 달서소방서
하지만 지난달 리콜을 받은 코나EV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하면서 리콜의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제기됐다. 현대차는 차량의 배터리를 교체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고 조만간 국토부에 리콜 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기존 리콜 대상인 7만7000대를 포함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아이오닉EV, 전기버스 일렉시티 등 총 8만8000대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당 약 2000만원의 배터리 교체 비용을 감안하면 총 리콜 비용은 1조~2조원 수준으로 예측된다. 국토부가 화재원인 조사 결과 및 리콜 계획을 발표하면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리콜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조 단위의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사 모두 국토부 발표를 주목하고 있다.
현재까지 양사는 화재 원인을 두고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국토부는 1차 리콜 당시 고전압 배터리의 배터리 셀 제조 불량을 원인으로 추정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재현실험에서 결함이 입증되지 못했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한 바 있다.
코나EV의 주행 모습. 사진/현대차
국토부 발표 이후에도 양사 간 법정공방을 벌이거나 관계가 냉각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만약 국토부에서 배터리 문제로 결론을 낸다면 LG에너지솔루션은 소송도 불사할 것으로 본다”면서 “현재도 LG에너지솔루션은 재현실험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결함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의 발표를 봐야 하지만 배터리에서 과충전으로 축적된 이온이 금속 결정을 형성하고 이후 분리막을 뚫으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배터리에 안전 마진을 설정하는데, 양사가 이 부분을 두고 책임공방을 벌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최영석 선문대학교 스마트공학부 교수는 “국내에서는 전기차 화재에 대한 데이터가 없고 화재 당시 상황을 재현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원인을 규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다만 이번 사안으로 인해 현대차가 향후 배터리 공급업체를 다변화하거나 자체 개발하는 형태로 LG에너지솔루션의 비중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나EV 화재 사안으로 국내 완성차 및 배터리 업계의 신뢰도 하락이 있었던 만큼 고객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종선 변호사(법률사무소 나루)는 “국토부와 양사 모두 일방적으로 리콜 계획을 발표하는게 아니라 어떤 부분이 개선됐고 위험이 사라졌는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야한다”면서 “이를 통해 전기차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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