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롤론티스. 사진/한미약품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한미약품(128940)이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 원액 생산시설 실사를 일정대로 진행하면서 미국 허가를 위한 9부능선을 돌파했다. 롤론티스가 허가를 받으면 2019년 이후 약 2년 만에 나온 국산약의 미국 진출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실사단은 롤론티스 허가 심사를 위해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이 지난 2012년 미국 기업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다. 호중구감소증은 백혈구 중 40~70%를 차지하는 호중구가 비정상적으로 감소해 감염에 취약해지는 증상이다. 국내에선 지난 3월 국산신약 33호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평택 바이오플랜트는 롤론티스의 원액 생산을 담당한다. 한미약품이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롤론티스 원액을 생산해 미국으로 보내면 스펙트럼이 완제 공정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평택 바이오플랜트를 제외한 스펙트럼 본사 및 생산시설 실사 등 허가를 위한 다른 과정은 모두 끝난 상태다.
FDA 실사는 당초 지난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공무원의 해외 출장이 제한되면서 늦어졌다. FDA는 지난해 10월 스펙트럼에 한국 실사를 완료할 때까지 롤론티스 허가를 잠정 연기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이후 한미약품은 올 3월 FDA로부터 5월 중 평택 바이오플랜트 실사를 진행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실사 이후 FDA가 품목허가를 결정하기까지 정해진 기간은 없다. 이변이 없는 이상 올해 안에는 허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허가 이후 예상 상용화 시점은 내년 상반기로 점쳐진다.
FDA 허가가 나오면 한미약품은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바이오 신약 중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하게 된다. 랩스커버리는 단백질 의약품의 반감기를 늘리는 플랫폼으로, 적은 양의 의약품을 투여해 부작용을 줄이는 대신 효능은 개선한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계 입장에선 지난 2019년 이후 약 2년 만에 미국에 진출하는 의약품이 탄생하게 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2020 제약바이오산업 데이터북'을 보면, 신약과 복제약을 포함해 국내 의약품 중 가장 최근 FDA 허가를 받은 품목은 2019년
휴온스(243070) 국소마취제 복제약 '부피바카인염산염주세자'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이번 FDA 실사 일정은 다음달 2일까지다. 한미약품은 평택 바이오플랜트 실사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일정대로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평택 바이오플랜트 외 스펙트럼 생산시설을 포함한 다른 허가 절차는 마무리됐다"라며 "평택 바이오플랜트 실사는 일정에 맞춰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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