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상반기 굵직한 금융IT 대형 프로젝트들을 잇따라 수주하며 시장에서 급부상한 SK C&C와 선두권을 지키고자 하는 LG CNS.
금융 IT서비스 사업을 두고 SK C&C(034730)와 LG CNS 간 저가 수주 경쟁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교보증권은 교보증권 차세대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기존 SK C&C에서 LG CNS로 교체했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외부 사업의 저가 수주 경쟁이라는 업계의 고질적 병폐가 재현되고 있다는 겁니다.
교보증권 차세대 사업 수주 가격은 현재 130억원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애초 시장에 알려진 사업 규모는 200억원 이상이었습니다.
초기 SK C&C는 교보증권이 사업제안서에서 언급한 개발 형태에 맞춰 190억~200억원대 규모의 사업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LG CNS는 과거 수행했던 차세대 사업을 참고하되 교보증권 상황에 맞게 조정하고 보완하는 형태로 사업을 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초기 제안 금액은 140~15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SK C&C가 우선협상권을 따냈지만 협상 과정에서 가격은 처음의 195억원에서 149억원까지 낮아졌습니다. 협상은 결국 결렬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SK C&C 관계자는 "교보증권에서 가격을 낮추라고 요구해 차선책으로 가격을 낮췄지만 개발업체들의 이윤까지 줄이는 건 상도에 어긋난다고 판단해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LG CNS 쪽으로 넘어간 이후에도 가격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가격은 135억원 수준입니다.
사업 수주는 대개 고객사가 개발규모를 산정해서 해당 업체에 통보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교보증권 사업과 관련해 LG CNS는 "자세한 내용을 말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관계자는 "사업 규모가 2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좀더 지켜봐 달라"고 짧게 언급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수주전이 끝나고 그 결과에 따라 2순위로 협상 테이블에 앉은 상태"라며 저가수주 논란을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숫자에서 보듯 실제로 가격은 초기보다 무려 60억~70억원이나 내려간 상탭니다. 이처럼 가격 경쟁에 치우치다 보면 차세대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세부사항 조정, 그리고 개발 일정에 대한 의사 소통 과정들은 아무래도 소홀히 다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차세대 시스템 성공을 위해 보통 개발자들은 6개월 정도 고객사의 요구조건을 분석해야 하며 개발 일정이나 마무리 일정 놓고 의사소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러나 LG CNS 같은 경우 이번 교보증권 사업과 관련해 과거에 만들었던 굿모닝 신한증권 차세대시스템을 패키지 형태로 제시했는데요.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티맥스소프트가 NH투자증권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대우증권 프로젝트 사례를 그대로 패키지 형태로 가져왔지만 아직까지 난항을 겪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한편 두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경우, 하반기 금융IT사업 선두권을 이어간다는 SK C&C의 계획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SK C&C는 상반기에 따낸 한국투자증권, 부산은행, 농협중앙회 사업 등의 경우 최종 수주에까지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우선협상 대상자였다가 LG CNS의 저가 공세에 밀려난 교보증권 같은 경우가 또 다시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SK C&C의 금융IT서비스 사업들이 워낙 대규모인 만큼, 추후에도 경쟁업체들은 최종 수주 결정이 나지 않은 SK C&C의 동부화재나 하나은행 프로젝트를 놓고 또 다시 저가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SK C&C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상태였다가 밀려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습니다. 최종 수주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1~2달 조율 과정을 거친 다음 해당 업체에 의해 결정됩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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