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경미기자] 눈 덮인 산을 최초로 걸어 길을 만드는 이, '러셀(russel)'.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만드는 일이란 막막하고 답답한 터널 안을 지나는 일일 것이다. 특히 그 길을 앞서 누군가가 지났고, 눈이 덮여 길을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면 더욱 더.
90년대까지 국내 치과 시장에서 임플란트 시장이 그랬다. 100%가 외국산이었던 상황에서 국산 제품으로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상황. 2010년 현재, 외국산 임플란트는 국내 시장 점유율 20%로 급감했다.
국산 임플란트를 최초로 시장에 내놓기까지 그 길은 막막했을 것이다. 치과 의사들 사이에서 충성도 높은 외국산에 대항해, 시장에서 성공하리란 보장은 더더욱 없었다.
지난 2일 서울 가산동
오스템임플란트(048260) 본사에서 만난 최규옥 대표는 국내 임플란트 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독보적인 1위로 시장을 선도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치과의사 출신으로 병원과 회사 운영을 병행하며 국산 임플란트 시장을 넘어 2006년부터는 해외 12개 현지 법인을 설립, 지난해부터 해외 매출 또한 본격화하고 있다.
"해외 시장은 2006년 말에는 이익이 제로였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해외 매출 500억원을 했으니 이 또한 우리가 시장을 새로 만든 셈이죠. 내년엔 그 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법인 12개를 준비 중입니다. 2013년 말에는 세계 3위를 목표로 하고 있고요, 매출이 2500억원에서 3000억원이 되도록 글로벌 기반으로 자리매김 하겠습니다."
2007년 성장가도를 달리던 국내 임플란트 시장의 선도 주자인 오스템임플란트는 코스닥 상장 이후 빠른 성장만큼 해외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해왔다. 그러나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항상 힘은 들죠. (웃음) 요즘에는 좀 낫습니다. 창업 후 성장하기 시작해서 어렵다가 좋아지니까 괜찮죠. 해외법인 만드느라 또 힘들었습니다. 2008년도에만 차입을 800억원을 했죠. 우리 형편에는 마이너스입니다. 올해는 오히려 부채를 줄이기로 했습니다."
아픈만큼 성장한다고 했던가. 뼈를 깎는 내실화 끝에 오스템임플란트는 중국에서 시장을 리드하는 입장이 됐다.
아시아 시장에서 이미 1위 기업으로 도약한 오스템임플란트는 최규옥 대표의 기치대로 글로벌 1,2위 기업인 노벨과 스트라우만을 바짝 따라잡겠다는 목표다.
그들보다 한 발 앞선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통해 오스템임플란트만의 직접 교육과 판매를 통한 마케팅으로 승부할 계획이다. 끊임없이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과 해외 시장 선점을 통한 시장 개척, 그들의 2013년은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이 될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오스템임플란트는 재밌는 광고로 이미 유명한데요. 많은 분들이 알고 있지만 그래도 회사소개를 해주신다면요.
▲우리는 국내에서 국민 90%가 인지하고 있는 임플란트 회사입니다. 국내에서 1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도 1위, 세계에선 7번째 큰 매출을 하고 있는 회사죠. 2006년부터 해외 진출했습니다. 작년 매출은 500억 원이었습니다. 올해는 65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고요. 2012년도에는 해외 매출액이 국내 매출액을 능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금 글로벌 매출액으로 2013년에는 2500원에서 3000억원까지 예상하고 있습니다.
-해외 매출 중에서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매출액으로만 보면 미국이 가장 큰 시장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비용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수익성 비중으로는 중국입니다. 성장 가능성은 중국이 더 높으니까요. 중국에선 우리가 1등할 수 있지만 미국은 우리가 후발주자로서 따라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중국은 업계1위로서 리드할 자신이 있습니다. 중국은 일단 인구가 많아 시술 받을 사람 많고 소득이 증가하면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는 거죠.
-해외시장 진출은 창업 초기부터 고려하신 부분인거죠?
▲네, 그렇습니다. 치과시장에서 임플란트는 일부거든요. 틈새시장이죠. 국내는 세계에서 덴털 시장이 3%밖에 안됩니다. 다른 나라에서 매출이 90% 이상 나와야 좋은 회사입니다. 일단 반 이상이 나와야 하고요. 2012년 정도 되면 해외 매출액이 국내 매출액을 능가하는 정도가 돼야 됩니다. 전 세계 시장이 4조원정도 늘어날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해외 시장에서 90%정도를 차지하도록 만들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웃음)
-물론 국내 제품이 그렇게 되면 좋을 것 같은데요. 언제쯤 가능할까요?
▲차분히 해나가야지요. 우선 해외 법인 12개에 이어 또 12개의 해외 법인을 만들기 위해서 준비 중입니다. 내년 말까지 해외 법인이 모두 24개가 되는 겁니다. 기존에 진출한 나라 말고 남미나 다른 쪽으로 가려고 합니다. 이미 큰 회사들도 직판 법인 가지고 있으니까 차차 2016년까지 50개까지 만들 생각입니다.
- 2006년부터 해외 법인 12개에 투자하느라 부채가 많이 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돈이 더 필요할 텐데요.
▲유상 증자는 되도록 안 하려고 합니다. 이미 해외 법인 12개를 만들면서 어떻게 늘리는지 요령을 알아서, 차츰 투자는 하되 투자 금액보다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요령을 터득했습니다.
-해외 진출, 진출만 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일단 품질이 관건입니다. 시술 교육을 시켜도 제품이 안 좋으면 소용없습니다. 초기에는 치과 의사들이 저희 제품을 쓰는 데 대한 경계심이 있으니까요. 또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라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사실 평가를 안 해주고, 오히려 가격을 깎으려고 합니다.
-미국이나 유럽 의사들의 전반적인 기조를 보면 약이나, 의료기기 모두 제품이 비싸더라도 좋은 제품에 대한 신념이 있는 것 같은데요. 한마디로 충성도가 높다, 이렇게 볼 수 있을텐데, 비록 그 부담을 환자들이 100% 진다고 하더라도 소신껏 처방을 합니다. 우리로선 그만큼 벽이 높다고 볼 수도 있을텐데요. 그런 시장을 어떻게 뚫으셨습니까?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닙니다. 일부는 써보려고 시도했다가 그 사람들이 써봐서 좋으면 확대할 수 있습니다. 광고, 논문, 다 해도 직접 사용해야 하는 거니까 실제 써본 사람들이 괜찮다 해서 사용이 확대했습니다. 입소문 타고 조금씩 확대되는 거죠. 뚫었다고 해서 미국의 모든 거래처가 우리 것을 쓰는 건 아니고요. 미국에서만 거래처가 1100 군데니까 처음에 비해 많이 늘었습니다.
-글로벌 선두 기업들과 품질과 가격 차이는 어떻습니까?
▲가격은 두 배 정도 차이 납니다. (오스템임플란트 1회 시술 비용은 150만원~200만원) 품질은 유사합니다. 이미 동등성 임상 데이터는 확보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외산 제품은 브랜드를 믿을 수 있다는 프리미엄이 있는데요. 그러나 유럽은 이미 6월에 지난해 매출액을 능가했습니다. 능가해봤자 얼마 안 되지만요. 앞으로 더 많이 해야죠.
-글로벌 기업들을 능가할 수 있는 히든카드가 있습니까?
▲비장의 무기가 있긴 합니다. 합성 펩타이드 성분을 표면에 바른 '펩 세븐'이라는 건데, 그게 예상대로 된다면 가능할 수 있다는 예상입니다. 펩타이드 성분은 단백질보다 더 작은 단위인데 이걸 임플란트 표면에 처리하면 획기적으로 다른 게 될 수 있어요. 뼈를 더 빨리 만들 수 있고 뼈 이식제로 쓰면 뼈가 없는 곳에 쓸 수 있습니다. 해 봐야죠. R&D 단계입니다. 2013년 이후 시판될 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글로벌 1위인 노벨은 준비하는 것이 없나요?
▲다른 방향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 곳에서는 분자량이 더 큰 걸로 하고 있습니다. 자기들이 알려준 것만으로는 단가가 너무 높고 유통이 어려워서 문제입니다. 냉동 보관, 냉동 관리해야 하지만, 우리가 개발하는 것은 상온 보관이 가능하고 원재료 가격이 노벨과 비교해, 1000분의 1로 저렴합니다. 그쪽은 실용성이 떨어지죠. 가격 경쟁력 면에서 실용적입니다.
-치과의사에서 회사 경영까지, 두 가지 일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치과의사하면서 임플란트를 심고 있었고, 이미 병원 운영 4년 후부터 병원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를 운영 중이었습니다. 거기에 사업을 추가하게 된 겁니다. 전향이라기보다 여기에 비중을 높이다 보니 매출액이 높아진 겁니다. 병원 진료는 2004년까지만 했습니다. 운영 소프트웨어는 치과 1만4000개 중 1만여개 치과가 우리 소프트웨어를 쓰고 있어요. 임플란트는 8000군데가 쓰고 있습니다.
당시엔 임플란트 시장이 워낙 작아서 모든 의사들을 다 임플란트 하게 하겠다는 각오로 시작했습니다. 임플란트 시술하는 치과 의사 비율이 현재 세계에서 1위입니다. 임플란트 처음 시작했던 나라보다 우리가 훨씬 높습니다. 인구 10만 명당 시술되는 임플란트 숫자도 우리가 세계 1위입니다. 보급률이 높습니다. 이가 없으면 대개 한다는 거죠. 처음 할 때만 해도 제일 먼저 나온 나라가 스웨덴, 스위스가 2위, 미국은 중간, 우리는 끝이었지만 지금은 스웨덴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시술되고 있습니다. 치과 진료 분야에선 선진국이 된 셈이죠. 한마디로 임플란트 선진국입니다.
-성장세는 그리 크지 않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계속 도전하고 계신데 현재 중견기업으로 보고 있는데 해외 시장 진출 노하우를 정리해 주신다면요.
▲톱 임플란트 기업들은 딜러를 통한 판매를 해도 수익원이 있지만, 우리는 팔기 힘들어서 직접 진출해서 투자를 했습니다. 이 수준에 이르기까지 결국 중요한 건 교육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자금 수요를 덜 가져오면서 성장하게 해야죠. 그건 직원에 대한 교육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통한 의사에 대한 교육 노하우가 포인트고, 결국 그것이 이 시장의 특성입니다.
- 앞으로의 목표는요?
▲2016년까지 업계 1위가 되겠다는 게 1차 목표입니다. 지금 추세로는 2013년도에 잘하면 3등, 못해도 2016년도까지는 3위까지는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이 5천억원 정도 될 거 같습니다. 더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진행 = 문경미 기자, 정리 = 윤영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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