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국제항해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얀센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일부 지자체에선 성별과 연령대와 관계없이 자율접종 신청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작용 발생에 대한 우려를 내보이는 한편 일관성 없는 접종 계획을 문제로 지적한다.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국제항해 종사자, 교정시설 입소자, 요양병원·요양시설 등의 미접종자 등 집단생활을 하거나 2차 접종 일정을 맞추기 어려운 이들을 대상으로 얀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5월 예비군·민방위대원과 국방·외교 관련 업무 종사자 등에게 접종한 101만2800회분에 이어 미국 정부가 제공한 40만회분이 쓰일 예정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선 △도서지역 거주자 △필수목적 출국자, 유학생, 해외건설노동자 등 해외 출국자 △대민 접촉(외국인 등)이 많은 공항근무자, 건설노동자 등 △그 외 지자체가 자체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이들에게 접종한다.
일부 지자체는 성별과 관계없이 나이만 맞으면 자율접종 신청을 받고 있다.
지자체에서 발송한 얀센 코로나19 백신 자율접종 안내 문자. 사진/동지훈 기자
문제는 얀센 백신 접종 이후 젊은 층 여성에서 희귀혈전 부작용이 주로 발생했다는 점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800만명의 접종자 중 15명의 여성에게서 혈전 관련 부작용이 발생했다. 남성 접종자에선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범위를 여성 접종자로 좁히면 60세 이상에 비해 18~59세에서 더 흔하게 발생했다.
여성에게서 부작용이 나타나는 원인으로는 호르몬의 영향 등이 지목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이유는 발견되지 않았다.
얀센 코로나19 백신.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매우 낮은 비율이더라도 성별과 연령대에 따른 부작용 발생 우려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얀센 백신은 100만명당 2.5명에게서 희귀혈전이 발생할 정도로 빈도가 낮지만, 사망자도 나올 수 있다"라며 "30~40대 여성의 위험도가 높은 백신"이라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또 "평균 나이를 보면 40대 중반 여성에서도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라며 "국내에서도 남성에게만 접종한 것이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얀센 백신은 1회 접종으로 허가를 받았지만 미국도 그렇고 국내에서도 돌파감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접종 후에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라며 "부작용 발생 우려가 없는 연령층에서 접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문제 제기는 백신 접종 계획의 일관성 부재로도 이어진다. 방역당국은 당초 50세 이상에게만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허용했다가 최근 잔여백신에 한해 30세 이상 접종도 허용했다. 화이자 백신 접종 과정에선 3주로 권고된 접종 간격을 6주로 늘리기도 했다.
마 위원장은 "정부가 백신 수급의 문제로 인해 접종 시기를 임의로 조정하는 바람에 전문가인 저희들도 접종을 언제 하면 좋을지 굉장히 혼란스럽고 접종 대상자들에게 안내하기도 힘든 부분이 있다"라며 "이런 식으로 전개되면 앞으로 국민의 불신이 커지고 접종률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이라도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백신 접종을 효율적으로 해서 코로나19 유행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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