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촉법소년 문제는 여론에 민감한 정치권에도 숙제를 던지고 있다. 8일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소년법 일부개정법률안 중 촉법소년 나이 상한을 낮추는 법안은 두 개다.
지난 6월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촉법소년 상한을 현행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법안은 살인과 약취유인, 강간과 강도 등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 2조 1항에 적힌 범죄는 소년부 보호사건에서 제외한다.
죄를 범할 당시 18세 미만인 소년이 사형·무기징역에 해당하면 징역 15년에 처하는 현행법을 징역 20년으로 늘리는 내용도 있다. 가석방이 가능한 시기도 무기형은 기존 5년에서 10년부터로 늘린다. 15년 유기형의 경우 3년부터지만, 유기형을 20년으로 늘리면서 가석방 시기도 5년으로 길어진다.
처벌이 더 강한 법안도 있다.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촉법소년 연령은 12세로 줄이고, 사형·무기징역에 대한 감형 조항을 아예 삭제한다고 돼 있다. 특강법에 해당하는 범죄를 소년부 보호 사건에서 제외하는 점은 김 의원 대표발의안과 같다.
이밖에 소년의 나이를 19세 미만에서 18세로 줄이는 법안, 살인·상해·과실치사·강간·준강간 등 소년 흉악범죄의 경우 검찰에 의무 송치하는 법안 등도 계류중이다.
반복되는 소년 범죄에 대한 대선 예비후보들의 공약은 아직 미완의 상태다. 국민의힘 대권주자 유승민 전 의원과 같은 당 최재형 전 감사원장 정도가 공개입장을 내비쳤다.
유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범죄 피해의 고통은 가해자의 나이가 어리다고 가벼워지지 않는다"며 소년법 폐지를 공약했다. 또 형법상 형사처벌 받지 않는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기존 14세에서 12세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소년법 폐지 대안으로는 '보호소년법'을 꺼냈다. 유 전 의원은 "소년보호사건의 대상 연령을 8세 이상 12세 미만으로 정하고, 회복적 사법 절차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선진국형 교화절차를 실현하겠다"고 했다.
같은날 최 전 감사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소년법상 보호대상 연령 및 촉법소년의 연령을 전체적으로 하향 조정하고, 심각한 중범죄나 반사회적 범죄에 대해서는 소년부 송치를 제한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학교폭력과 성폭력 등 중범죄를 저지른 경우, 만 14세 미만이라도 예외 없이 형사처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다른 예비 대선후보 캠프 대부분은 촉법소년 관련 공약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캠프 관계자들은 "관련 공약을 낼 예정이지만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거나 "예비 후보 단계여서 세밀한 공약까지 준비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국회의사당. 사진/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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