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기술수출 항암신약, ESMO서 치료효과 입증
펠바라페닙·포지오티닙 임상 연구 결과 발표
2021-09-23 08:55:56 2021-09-23 08:55:56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한미약품(128940)이 기술수출한 항암신약들의 주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한미약품은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온라인으로 열린 ESMO에서 '벨바라페닙'과 '포지오티닙' 등 한미약품이 개발해 기술수출한 항암신약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23일 밝혔다.
 
벨바라페닙은 2016년 로슈 계열사 제넨텍에, 포지오티닙은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항암신약이다.
 
이번 ESMO에서 발표된 벨바라페닙 연구는 김태원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주도로 진행된 임상이다. RAF 또는 RAS 돌연변이가 있는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벨바라페닙과 MEK 억제제(코비메티닙)를 병용 투여한 임상  1b상을 통해 진전된 안전성과 항종양 효과를 확인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벨바라페닙은 한미약품이 개발한 강력한 선택적 RAF 돌연변이 억제제로, 국내에서 진행한 임상 및 전임상 연구가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 2021년 6월호에 게재되기도 했다.
 
총 118명의 환자가 참여한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병용요법의 내약성은 우수했고 안전성 또한 개별 약제의 안전성과 일치했다. 무엇보다 NRAS와 BRAF  흑색종, BRAF class 2/3(비정형) 변이 암 모두에서 고무적인 항종양 효과를 보였다.
 
항종양 활성효과는 돌연변이 유형과 암종에 따라 각각 분석됐다. NRAS 변이 흑색종 19명 환자 중 5명(26.3%)이 부분 반응(PR)을 보였고, 8명(42.1%)이 안정 병변(SD)에 도달했다. 부분 반응을 보인 환자는 모두 이전에 면역억제 치료 이력이 있었다.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중간값은 7.3개월로 나타났다.
 
부분 반응 환자 5명 중 4명을 포함한 환자 9명은 분석 시점 기준 투약을 진행 중이었다. 최장 반응 지속기간은 18개월 이상이었고, 이 환자들 또한 투약과 반응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BRAF 비정형 변이 흑색종 환자에서는 5명 중 3명(60%)은 부분 반응, 2명은 안정 병변에 도달했다. 또한 BRAF 비정형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2명의 경우 모두 부분 반응을 보였다. BRAF 비정형 변이 고형암 임상에 참여한 14명 중 5명에서도 부분 반응을 보여 최고반응률(BORR)은 35.7%로 나타났으며, 4명이 안정 병변을 보였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피부염(52.5%), 설사(28.0%), 발진(27.1%), 크레아티닌(CPK) 수치 증가(25.4%)였다. 절반 이상의 환자가 벨바라페닙 또는 MEK 억제제 휴약을 경험했지만, 복용이 영구 중단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두 치료제의 약동학적 상호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한미약품 파트너사 스펙트럼은 폐암 신약으로 개발 중인 포지오티닙의 글로벌 ZENITH20 임상 중 코호트4의 추가 임상 데이터를 발표했다. 이 임상은 ESMO의 최신 임상연구(late-breaking abstract)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포지오티닙은 올해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 개발 의약품으로 지정받았으며, 올해 말 FDA에 신약 시판허가신청(NDA)이 제출될 예정이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의 ZENITH20 임상 2상은 총 7개 코호트로 나뉜다. 이번에 발표된 결과는 '과거 치료 이력이 없는 HER2 엑손 20 삽입 변이 환자 대상의 코호트 4' 연구다.
 
연구에선 포지오티닙(16㎎)을 하루에 한 번 경구 투여해 독성에 따른 용량 중단과 감소를 허용하며 24개월간 환자 상태를 추적 관찰했다. 1차 평가 변수는 독립중앙심사위원회(BICR)에서 평가한 고형암종양평가기준(RECIST 1.1)에 기반한 객관적반응률(ORR)이었고, 2차 평가변수에는 질병통제율(DCR), 반응지속기간(DoR), 무진행생존기 및 안전성이 포함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총 48명의 환자에서 객관적반응률은 44%로 나타났으며, 이 중 1명의 환자는 비소세포폐암의 완전관해(CR)를 보였다. 88%를 차지하는 42명의 환자는 종양 감소효과를 보였고 질병통제율은 75%였다. 반응지속기간의 중앙값은 5.4개월이었으며,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은 5.6개월이었다.
 
가장 흔한 치료 관련 3등급 이상의 이상반응은 발진(35%), 구내염(20%), 설사(14%) 및 손발톱주위염증(8%)이었다. 안전성 프로파일은 다른 2세대 TKI 치료제와 유사한 관리가능한 수준이었다. 스펙트럼은 포지오티닙을 8㎎씩 나눠 1일 2회 투여하는 연구의 환자등록 및 임상도 진행 중이다.
 
또 다른 파트너사 아테넥스도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미약품이 개발한 경구용 항암신약 '오락솔'과 PD-1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의 안전성, 내약성, 항종양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는 "한미약품이 라이선스 아웃한 혁신 항암신약들이 고무적인 임상 결과들을 토대로 순조롭게 개발되고 있다"라며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혁신 신약들을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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