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수세 몰린 이재명…락·추·박 "문제 있다"
24일 부·울·경 TV토론서 이낙연 "어떻게 화천대유 모를 수 있나"
박용진 "대장동 개발, 정책적 실패…다 같이 머리 모아야"
추미애 "법적 카르텔과 금융자본에 성남시가 이용됐다"
이재명 "대장동 개발 관련 국민 박탈·상실감에 매우 유감"
2021-09-24 21:29:57 2021-09-25 08:52:47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부산·울산·경남 경선을 앞두고 진행된 민주당 대선 TV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수세에 몰렸다.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2015년 성남시장 재직 때 토건비리를 몰랐던 걸 지적했고, 박용진 후보는 정책적 미비를 꼬집었다. 추미애 후보도 토건세력이 성남시를 이용한 점을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는 쏟아진 공세에 거듭 해명했지만 역부족인 모양새였다.
 
24일 오후 부산·울산·경남 지상파 8개사 공동기획으로 부산 KBS에서 열린 TV토론에서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대장동 의혹을 겨냥해 "19일 토론에서 언제 (대장동 개발이) 토건비리인지 알게 됐냐고 여쭤봤더니 지난 17일 KBS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하셨다"면서 "어떻게 수년 동안 모를 수가 있었냐"고 추궁했다.

이재명 후보는 "최초에 대장동 땅을 매입한 토건비리 세력은 구속돼 공중분해 된 줄 알았다"면서 "금융기관에서 사업 신청을 받았고 거기에 응모한 3개 컨소시엄 가운데 (토건비리 세력 중) 일부가 껴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금융기관에 숨어 있었던 것인데 제가 그때 당시엔 몰랐다"고 덧붙였다.
 
이낙연 후보는 박용진 후보에 대한 질문 시간에도 대장동 의혹을 언급하면서 이재명 후보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이낙연 후보는 "화천대유라는 그 작은 기업의 변호인단에 김수남 전 검찰총장,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검 등이 포함, 일부에선 '최대 로펌도 그 정도 (변호인단은) 아닐 것', '최대 기업도 그 정도 변호인단을 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면서 "어떻게 이런 게 가능했을까, 무엇을 방어하려고 호화 변호인단을 꾸렸을까, 범죄적인 것을 보호하려고 (변호인단이) 모이는 것이 우리가 꿈꾼 대한민국이냐"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는 "돈 있고, 힘 있고, 빽 있는 사람들이 서로 봐주는 이런 나라는 불공정한 사회"라면서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일확천금을 버는 사회는 사라져야 하고, 그것을 위한 정책적 설계에 다 같이 머리를 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장동 의혹과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상실감 관련해 일정 부분 이재명 후보의 잘못이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박 후보를 향해서 "민간자본을 유치해서 성남시의 이익을 확장하고, 나머지 위험부담을 민간이 부담하도록 유리한 조건을 입찰한 것, 민간자본을 끌어들인 것이 잘못된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부동산으로 이익을 취한 소수를 차단해야 한다는 것은 저도, 민주당도, 그리고 이재명 후보도 공감하는 정책일 텐데, (대장동 개발은) 정책적으로 실패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그러자 이 후보는 재차 박 후보에게 "당시는 부동산 침체기여서 미분양이 쌓이는 상태에서 개발을 안 할 수는 없었고, 공공개발은 국민의힘과 제도가 막았기에 민간개발을 하면 모든 이익이 그들에게 가기 때문에 경쟁으로 선택했다"면서 "이후 땅값이 올라 공산당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920억원을 사업자에게 추가 부담시켰는데 최근 4~5년 동안 집값이 오른 것을 예측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저를 문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후보에 대해선 그가 화천대유의 수익률을 엉터리로 계산해 사실을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는 "1억원 짜리 회사가 500억원을 조달하고 투자해 250억원을 남기면 수익률이 50%냐, 250배냐"면서 "이낙연 후보는 19일 토론회에선 11만배라고 주장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이낙연 후보는 "그런 질문에 대해 제가 시험 보듯이 답하는 건 이상하다"며 "대장동에서 벌어진 과도한 이익에 대한 국민의 상실감이 분명 있는데 이에 대해 성의있게 설명해주시면 되지, 우리끼리 티격태격은 옳지 않다"고 받아쳤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후보는 법대를 나오지 않으셨냐"면서 "1억원짜리 자본금을 가진 회사가 500억원을 투자해 250억원이 남으면 수익률이 250배냐, 50%냐, 0.5배냐 정도는 아실 수 있는데 11만배라고 하셨다"고 재차 물었다. 이낙연 후보는 "1100배라고 했다"며 "민간이 과도한 이익을 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다시 성남시장이 돼도 똑같은 정책을 설계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재명 후보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박 후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대통령이 사과하고 장관도 물러나는 게 정치인데 국민 역린을 건드리면 그 마음을 달래고 가야지, '난 잘못한 게 없다'고 하시는 게 지금 지지자들을 놀라도록 만드는 측면도 있다"며 "정책적 실패에 대해선 원래 설계와는 다르게 갈 수 있지만 최종 정치적 책임은 성남시장이 지면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는 "비가 안 내려도 책임지는 게 정치지만 그럼에도 국민의힘에서 먼저 시작한 일이고, 국민의힘이 부정부패 세력인데 저를 비난하시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이런 공공개발로 불로소득이 생기지 않게 제도 만드는 걸 도와달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박 후보도 "이런 방향으로 가면 좋겠다"고 답했다.
 
추미애 후보 역시 "대장동 사건에 대해 이재명 후보께선 '왜 예측하지 못했냐'는 결과를 가지고 묻지 말아달라고 하시지만 법적 카르텔과 금융자본 권력이 거꾸로 성남시를 이용한 적이 있어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라고 대장동 의혹에 문제가 있음을 알렸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께서 부동산 개발 관련해 가지는 박탈과 상실감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면서 "당시 법으로 제한이 있었고, 의회와 당이 반대하니 최선의 선택이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기존 강경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수세에 몰렸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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