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호주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두 나라(한국·호주)가 신뢰를 갖고 굳게 손 잡는다면 공급망 안정과 탄소중립을 앞당기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빠른 회복세인 양국 경제도 힘차게 도약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시드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호주 기업인들과의 '핵심광물 공급망 간담회'에서 "광물산업은 호주와 한국 사이에 가장 활발하게 교역이 이뤄지는 분야"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양국 간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이날은 호주 기업인들과의 자리를 마련해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 행보를 이어갔다. 특히 희토류, 리튬, 니켈 등 핵심광물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였다. 앞서 요소수 대란 사태도 문 대통령의 행보에 영향을 미쳤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호주 시드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호주 핵심광물 공급망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호주에게 한국은 3번째로 큰 광물 수출 시장이고, 한국은 호주로부터 전체 광물의 수입 절반 가까이를 공급받고 있다"며 "양국 교역액은 사상 처음으로 400억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고 광물의 비중이 45%에 달한다"고 현황을 소개했다. 이어 "니켈·코발트·리튬 매장량 세계 2위이자, 희토류 세계 6위 자원 부국인 호주가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한국 역시 2차전지와 전기차 반도체 경쟁력을 토대로 글로벌 공급망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원 강국인 호주와 기술력에서 앞선 한국이 손잡을 경우 공급망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로, 양국 간 협력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또 공동개발과 공동연구개발(R&D) 등 다양해지는 협력 방식을 소개하며 "양국 정부도 기업인 노력을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호주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MOU를 통해 "광물의 탐사 개발 생산은 물론 광산재해 관리까지 자원개발 전 주기에 걸쳐 협력하고 인적교류 기술개발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포괄적 전략 동맹자 관계를 맺은 두 나라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시작으로 상생 번영의 미래로 더 힘차게 나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최근 중국발 요소수 사태에서 보듯 우리나라는 핵심광물의 수입선 다변화가 절실하다. 호주는 광물자원 부국으로, 한국이 제2의 요소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 가치가 높은 국가로 평가된다. 이에 정부도 탄소중립 추진에 따라 향후 핵심광물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호주와의 협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호주 기업인들은 양국 기업 간에 광물자원 분야에서 오랜 기간 상당한 신뢰를 쌓아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향후 한국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번 간담회와 관련해 공급망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선제대응, 기후변화 대응의 필수요소인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 핵심광물 부국인 호주와의 전략적 협력 확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청와대는 "간담회에서 논의한 결과를 바탕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호주 산업과학에너지자원부는 '한·호주 핵심광물 협력 대화' 등의 채널을 통해 양국 간 핵심광물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호주 시드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호주 핵심광물 공급망 간담회에 참석해 사이먼 크린 한·호주 경제협역위원회(AKBC) 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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