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F&B가 강남에 마련한 강아지 전용 놀이터 '뉴트리플랜 라운지'. 사진/동원F&B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2조원 규모에 달하는 국내 펫푸드 시장을 놓고 외국계 업체와 국내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 외국계 업체가 펫푸드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한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이 공격적인 투자와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개념이 확장하는 상황에서 외국계 업체와 국내 업체 중 누가 펫팸족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올해 초 발간한 ‘펫푸드 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19년 기준 반려가구는 전체 가구의 26.4%인 592만 가구로 추정된다. 반려동물 종류는 반려견이 83.9%, 반려묘가 32.8%, 어류·열대어가 2.2%를 차지했다.
이어 펫푸드 생산량은 2019년 10만9781톤으로 전년 대비 16.4% 증가했고, 2017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약 2조원 규모인 국내 반려동물산업 시장은 2020년 3조원, 2027년까지 6원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약 45%가 펫푸드 시장으로 2020년 기준 국내 펫푸드 시장은 약 1조3천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펫푸드 시장이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국내 펫푸드 시장은 현재 외국계 업체가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모니터의 국내 펫푸드 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외국계 사료 업체는 전체 시장의 53.5%를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외국계 펫푸드 업체로는 로얄캐닌, 네슬레, 퓨리나 등이 있다.
bhc가 출시한 '멍쿠키' 모습. 사진/bhc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이 펫푸드 시장에 속속 출사표를 던지면서 점유율이 어떻게 변화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식품업체들은 갈수록 성장하고 있는 펫푸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일찌감치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동원F&B 이미 2014년부터 펫푸드 시장에 진출했다. 기존 고양이 사료에 이어 애견 사료, 병원용 사료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온라인몰인 동원몰에서 분리한 펫 전문몰 ‘츄츄닷컴’까지 오픈했다. 동원F&B의 펫푸드 매출 규모는 지난해 3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원F&B는 올해 펫푸드 매출 4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림도 지난 2017년 하림펫푸드를 설립하고 ‘더 리얼’이라는 사료 브랜드를 출시한 바 있다. 특히 하림펫푸드 지난해 매출은 198억원으로 103억원을 기록한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28억원 적자를 기록해 여전히 수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에는 bhc, 굽네치킨 등 외식업체도 펫푸드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bhc는 지난 달 반려견을 위한 ‘bhc 멍쿠키’를 출시한 바 있다. 16가지 과채 혼합 분말로 만들어진 이 쿠키는 3개월 이상 소중량으로 설계됐다. 굽네치킨 운영사인 지앤푸드도 자회사 지앤생활건강을 통해 2019년 펫푸드 사업에 진출했으며 올해 4월부터 ‘듀먼’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펫푸드 양산을 시작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국내 업체가 펫푸드 시장 후발 주자라는 점에서 외국계 업체 시장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는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CJ제일제당과 빙그레 등 국내 대형 식품업체가 펫푸드 시장에 진출했다고 철수했다는 점에서 국내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상승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펫팸족이 펫푸드를 선택하는 기준을 잘 살펴서 제품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펫푸드 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 8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펫푸드 구입시 중요 고려요인은 반려동물의 기호도가 43.9%로 가장 높았다. 가격(9.3%), 청결 관리 용이성(8.9%), 브랜드(7.5%), 구입 및 주문 편리성(7.5%), 전문가 추천(6.9%) 순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펫푸드 시장에서 전통 강자인 외국계 업체를 뛰어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좀 더 차별화된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정부 기관들이 발표한 설문조사 등을 토대로 펫팸족은 물론 반려동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펫푸드 개발을 지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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