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비대면 채널 상승세 속에서도 손해보험사 홈쇼핑 매출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비가 많이 들고 불완전판매 우려가 큰 홈쇼핑 채널에 초년도 모집 수수료를 제한하는 '1200% 룰'까지 적용하면서 판매 비중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 10곳의 지난해 3분기 사이버마케팅(CM) 채널 수입보험료는 4조2595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6512억원 대비 16.66% 증가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비대면 영업이 활성화하고,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진 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 기간 손보사 홈쇼핑 채널 수입보험료는 하락세를 보였다. 4657억원에서 5404억원으로 13.82% 급감했다.
홈쇼핑 채널의 판매 감소는 우선 불완전판매 우려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홈쇼핑은 상품 판매를 방송으로 진행하고 전화로 가입을 상담하는 만큼 전속 채널에 비해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손보사 홈쇼핑 채널 평균 불완전판매비율은 0.07%로, 전체 판매채널 0.03%보다 0.04%p 높았다. 앞서 금융당국도 홈쇼핑 채널의 불완전판매를 우려해 과장광고를 금지하고 녹화방송으로만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만들기도 했다.
1200% 룰이 시행됐다는 점도 판매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홈쇼핑은 사업비가 높은 채널인데, 수수료 제한이 가해지면서 판매 비중도 덩달아 줄고 있다는 설명이다. 1200% 룰은 초년도 모집수수료를 월 납입보험료의 1200% 이하로 제한하는 제도다. 지난해 대면 채널에 이어 올해부터 비대면 채널에도 적용됐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홈쇼핑 측과 계약을 성사하는 과정에서 가격 문제로 이견을 보이면서 전체적으로 판매 비중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홈쇼핑은 시상이 2000%에 달할 정도로 과거부터 고비용 채널로 여겨저 왔다"면서 "일부 외국계 보험사의 경우 홈쇼핑에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운영을 해왔지만,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주력 채널이 아닌 이같은 고비용 영업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껴 의도적으로 판매를 줄여온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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