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생명보험사 전속 설계사의 이탈이 심화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대면영업에 차질이 생긴 영향으로 보인다.
3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속 설계사 수는 6만9580명으로 한 달 새 321명 줄었다. 전달에는 1000명 가까이 감소하면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6만명대에 진입했다. 6월 7만2236명, 7월 7만1693명, 8월 7만972명으로 순감 중이다.
설계사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신한라이프였다. 11월 1만175명으로 전월보다 203명 쪼그라들었다. KDB생명은 1199명에서 1140명으로 59명 빠져나갔다. 농협생명은 909명에서 868명으로 41명 감소했다. 동양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은 각각 23명 줄었다.
이 외 교보생명 20명, DB생명 17명,
삼성생명(032830) 16명, ABL생명 14명, AIA생명 11명, 푸본현대생명 7명, 흥국생명 5명, 처브라이프생명 3명, DGB생명 1명으로 감소 인원을 보였다.
2020년 생보사 전속 설계사 수는 증가세였다. 11월 9만438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761명 늘었다. 코로나로 생계가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이 설계사로 전직하거나 겸직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증가하던 전속 설계사가 감소세로 돌아선 건 코로나 장기화로 대면영업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설계사는 "코로나에 최근 오미크론까지 확산하면서 영업하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면서 "비대면 청약이 늘고 있다고 해도 일단 고객부터 만나야 뭐라도 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해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생보사 지난해 3분기 신계약 건수는 757만8358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3.9% 감소했다. 특히 생보 상품은 일반적으로 보험료가 비싸고 계약 기간이 길기 때문에 대면 가입 비중이 90%를 훌쩍 넘어설 정도로 높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설계사의 정착률도 미미하다. 설계사가 신규 등록 후 1년 이상 정상적인 보험모집 활동에 종사하는 인원의 비율인 13월차 정착률은 지난해 상반기 41.5%에 불과했다. 10명 중 6명의 설계사가 1년도 못 버티고 그만 둔다는 의미다. 생명보험협회가 지난해 11월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1년차 이하의 설계사가 가장 낮은 직업 만족도를 보였으며, '불안전한 소득'을 가장 큰 단점으로 꼽았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같은 환경에선 특히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저연차 설계사들의 경우 실적을 내는 데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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