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있는 제주 강정마을에서 자주국방과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강정마을을 크루즈 관광 허브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할 때는 잠시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윤 후보는 5일 제주 서귀포시 강정 해오름노름길에서 "제주도는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요충지"라며 "많은 문화유산과 관광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그만큼 이곳은 전략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의 갈등으로 지난 십수년간 지역주민들이 고통을 겪었다. 그분들께 먼저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윤석열 후보가 5일 제주 서귀포시 강정 해오름노름길에서 통합·화합의 메시지를 던졌다. 사진/김동현 기자
윤 후보는 이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자주국방과 통합의 메시지를 내놨다. "제주해군기지는 국가의 필수적 요소다. 무장과 평화가 함께 있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라는 노 전 대통령 말을 인용하며,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며 울컥한 듯 잠시 말을 멈추고 숨을 고르기도 했다. 그는 "더이상 이곳을 정쟁이 아닌 통합과 평화의 상징으로, 저와 국민 모두가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강정마을 주민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께서는 순수한 열정, 그리고 원칙있는 국정 운용을 하신 분"이라며 "본인을 지지하는 정치세력에서 극구 반대하는 것을 국익이라는 한가지 원칙에 입각해 해군기지 건설이라는 결단을 내리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독한 결정이었을까, 잠시 노 전 대통령의 당시 입장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가 5일 강정마을 주민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윤 후보는 강정마을을 글로벌 크루즈 관광 허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제주 해양관광 클러스터의 핵심사업으로 키울 방침이다. 그는 기자들에게 "앞으로 군도 국민과 함께 가는 것"이라며 "전략 요충지일수록 경계를 삼엄하게 할 것이 아니라 주변 지역의 민간도 함께 발전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날 강정마을 주민들은 윤 후보에게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항의 집회하는 과정에서 기소된 사람들의 사면·복권을 요청했다. 오는 2025년 기한이 만료되는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 사업 연장도 제안했다. 윤 후보는 사면 문제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의에 "아직도 사법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분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사면 문제에 대해 '이렇게 하겠다, 저렇게 하겠다' 말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강정마을이 평화와 통합의 출발점이라고 말씀드린 것에서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제주=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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