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의 코로나19 재택치료자가 5만명에 육박했다. 24시간 상담센터가 가동되고 있지만, 완치자 대비 확진자 늘어나는 속도가 빨라지며 전화상담도 힘들어지자 시민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확진자는 1만1824명이 추가됐다. 재택치료 환자는 1만1812명으로 총 확진자 중 99.9%가 재택치료로 배정됐다. 일반관리군은 10068명, 집중관리군은 1744명이다. 이로써 현재 치료 중인 재택치료 환자는 누적 4만8926명이다.
지난 10일부터 일반관리군 환자는 스스로 관리를 해야 하는 새 재택치료 체계가 시행됐다. 중증·사망 위험이 큰 60세 이상 고령자, 50대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집중관리군을 제외하고 모든 환자는 일반관리군이다.
사실상 대부분의 확진자가 일반관리군으로 확전됐지만 아직까지 부족한 재택치료 체계 때문에 의료진과 시민 모두 혼란을 겪고 있다. 병원에서는 급격하게 전환된 재택치료 매뉴얼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로 환자가 밀려들며 업무 마비를 겪기도 했다.
서울의 한 병원 재택치료팀장은 "중수본이 주최하는 줌회의로 재택치료에 관한 회의를 했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명쾌한 체계가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재택치료 시행 전부터 병원에서 상담이 밀려들었는데, 향후 체계가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실무자로서도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동네 병·의원은 인력과 업무시간에 한계가 있어, 24시간 상담센터도 가동 중이지만 전화 연결은 '하늘의 별따기'라는 반응이다. 재택치료 대상자가 됐다곤 해도 증상이 악화됐을 때 문의사항을 해결할 창구가 없다는 반응이다.
서울에서 외식업 프랜차이즈 업종에 종사하는 30대 여성은 "확진 판정 후 갑자기 열이 끓어올랐지만 상담을 할 수가 없어서 119를 불러 병원에 갔는데, 주사 한 대 놔주고 증상 심해지면 다시 오라는 얘기만 듣고 끝이었다"라며 "백신을 맞고도 항체가 없다는 얘길 들었는데, 즉각적인 상담이 어려워 답답하다"고 말했다.
각종 커뮤니티 등에서도 재택치료자에 대한 체계가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약국도 못 가는데 보건소 전화는 불통이고, 확진 6일차에 재택치료팀에서 연락이 왔다", "집에 있던 콜대원(감기약)으로 버텼다", "대체 병원은 어디서 확인하냐"라는 반응이다.
시민들의 불편이 폭증하자 서울시는 지난 12일부터 '스마트서울맵'에서 재택치료자를 위한 병원 확인 시스템을 도입했다. 일반관리군 재택치료자가 전화 상담과 처방을 받을 수 있는 동네 병·의원 1043곳,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는 호흡기진료지정의료기관 628곳과 호흡기클리닉 51곳의 위치를 찾아볼 수 있다. 재택치료자가 대면 진료가 필요할 때 예약 후 진료받을 수 있는 15개 외래진료센터의 위치도 확인 가능하다.
신속항원검사 시스템도 개선한다. 오는 14일부터 서울시 직영으로 운영하는 83개 신속항원검사소(선별 25, 임시 50, 직영 8)에서 QR 전자문진표를 통한 접수·검사를 시작한다. 그동안 신속항원검사소에서는 전자문진표 등 별도 검사지원시스템이 없어서 수기로 접수와 검사현황이 관리돼 검사대기가 길어지는 등 시민 불편이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QR 전자문진표 도입으로 다소나마 검사속도와 검사에 따른 시민불편이 개선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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