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세계적인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가 시총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단순한 실적 부진의 문제가 아니다. 월가 투자자들은 메타의 사업 전망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애플 등 모바일 기업의 개인정보보호 강화로 광고 사업에 타격을 입었고, 유튜브와 틱톡 등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미 경제채널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메타 플랫폼스(옛 페이스북) 주가가 연일 급락, 미증시 상장기업 중 시총 10위권에서 탈락한 것은 물론 중국 IT기업 텐센트에도 밀렸다. 현재 페북의 시총은 5600억 달러대다. 지난해 9월 정점에서 5000억 달러 정도의 시총이 날아갔다.
지난해 10월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메타버스에 대한 야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애플의 이용자 개인정보보호 강화 정책 여파로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 데다가 4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부진한 성적과 가이던스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메타에 점차 등을 돌렸다. 실적 발표가 있던 지난 3일 메타의 주가는 26% 곤두박질 쳤다.
메타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336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0% 늘었고, 시장 예상치(334억 달러)도 웃돌았다. 지나간 실적이 아니라 앞으로 전망이 문제였다. 메타는 올 1분기 매출 전망치를 270억∼290억달러로 하향 제시했다. 월가 전망치인 301억5000만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강화하면서 메타의 사업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개인의 활동 정보를 바탕으로 광고수익을 올린 메타의 사업성이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메타는 전체 매출액의 95%를 광고에 의존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4월 자사 운영체제(IOS)에 누적된 개인의 모바일 활동 내역을 제3자에게 함부로 넘기지 않기로 했다. 이용자에게 개인 데이터 제공에 대한 동의 여부를 확인해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외부 유출을 방지하려는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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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역시 개인 데이터를 담고 있는 '광고ID'의 외부 유출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광고ID는 안드로이드에서 이용자들의 활동 내역을 데이터로 기록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페이스북의 주가하락은 일시적 변수가 아니라 메타버스 성장 사업에 투자자들이 의문을 가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블록스와 같은 메타버스 전문기업의 주가 하락도 만만치 않다.
메타버스 사업을 이끄는 사업부인 리얼리티랩스는 지난해 순손실 102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도 순손실 66억달러의 약 1.5배다. 단기간 내 흑자전환은 어려워 보인다.
골드만삭서느느 메타버스의 목표주가를 낮추면서 "메타버스 사업에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는 반면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려면 상당한 과정이 더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지난해 4분기 페이스북 일일 이용자 수(DAU)는 19억2900만명을 기록했다. 2020년 4분기와 비교하면 4.6%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인 2021년 3분기에 비해서는 100만명 감소했다. 설립 이후 처음으로 이용자가 줄었다. 이용자 감소는 영향력 약화, 매출 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페이스북 일일 이용자 수(DAU)는 19억3000만명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에 비해서는 100만명 가량 감소했는데, 설립 이후 처음으로 이용자가 줄었다. 이용자 감소는 영향력 약화, 매출 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셜미디어의 트렌드가 텍스트에서 동영상으로 바뀌면서 메타의 입지가 축소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메타 주요 서비스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텍스트와 이미지를 주축으로 구성됐다. 유튜브와 틱톡처럼 동영상 공유를 전면으로 내세운 플랫폼이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주식분석 사이트 팁랭크에 따르면 월가 일각에서는 메타의 주가가 350달러 선을 회복한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이 같은 위험 요소를 극복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제시했다.
뉴욕의 금융기관인 에버코어(Evercore ISI)의 분석가 마크 마하니(Mark Mahaney)는 "메타는 ESG(환경과 사회, 거버넌스),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 변경, 틱톡과 같은 경쟁자 등장 등 이슈를 극복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현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0월2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커넥트 콘퍼런스'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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