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관 외화증권투자 4027억 달러…'사상 최대'
주가 상승에 따라 자산운용사 펀드 운용자금 늘려
미 채권 금리 크게 오르며 증가폭은 둔화
2022-03-02 16:40:35 2022-03-02 16:40:35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국내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투자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4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주요국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 확대로 자산운용사들이 해외펀드 운용자금을 늘렸기 때문이다.
 
다만 증가폭은 전년보다 둔화됐다. 미 채권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보험사와 증권사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중 주요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주요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투자 잔액(시가 기준)은 4027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299억7000만 달러 증가한 수치다. 아울러 외화증권투자 잔액이 4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199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다만 증가폭은 전년(420억9000만 달러) 대비 둔화됐다. 2018년(235억7000만 달러) 이후 3년 만에 가장 적게 증가한 것이다.
 
기관투자가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자산운용사의 투자잔액은 2690억1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337억1000만 달러 증가했다. 외국환은행은 29억4000만 달러 늘어난 317만5000만 달러로 파악됐다.
 
그러나 보험사는 34억3000만 달러 감소한 843억7000만 달러, 증권사는 32억5000만 달러 줄어든 175만9000만 달러를 각각 나타냈다.
 
상품별로는 외국주식이 369억1000만 달러 증가한 1806억4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주요국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과 신규투자 확대 등으로 자산운용사(360억5000만 달러)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미국 주가는 다우존스가 전년 대비 18.7%, 나스닥이 21.4% 올랐고 유럽연합(EU)은 21%, 일본은 4.9% 상승한 바 있다.
 
외국 채권 투자는 1855억2000만 달러로 14억3000만 달러 줄었다. 보험사(-22억5000만 달러) 및 증권사(-14억7000만 달러)를 중심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020년 말 0.91%에서 지난해 말 1.51%로 크게 올랐다.
 
코리안 페이퍼에 대한 투자는 365억6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55억1000만 달러 감소했다. 이는 2년 연속 감소세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주요국의 주가 상승으로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주식형 해외펀드 투자가 늘어났다. 또 개인들의 해외 직접투자도 늘면서 외화증권 투자 잔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반면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에 따른 미국의 채권금리 상승으로 보험사와 증권사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보이면서 전년보다 증가폭은 줄었다"고 분석했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중 주요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주요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투자 잔액(시가 기준)은 4027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사진은 한 은행 관계자가 달러화를 들어 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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