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올해 더 많은 환자들에게 유용한 데이터 거래와 의료 정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음달에는 상급 종합병원에서 범위를 더 넓혀 의원들에서도 의사 소견서, 제증명서류, 의무기록 사본 등 모바일로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될 예정이다."
이은솔 메디블록 공동대표는 최근 진행한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주요 사업 계획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이은솔 메디블록 대표. (사진=메디블록)
환자 의료 정보에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통합 의료정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메디블록은 디지털헬스케어 기업으로 올해로 설립 6년차를 맞았다. 메디블록은 여러 병원별로 흩어진 환자의 정보를 한곳에 모아 의료 소비자 스스로 통합된 정보에 쉽게 접근하고 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만든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환자용 의료 데이터앱 메디패스를 시작으로 클라우드 전자의무기록(EMR) 닥터팔레트,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패너시어를 운영 중이다.
영상의학과 전문의 출신인 이은솔 대표는 환자 중심의 의료 정보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서울과학고 동창이자 치과의사였던 고우균 대표와 메디블록을 창업했다. 당시 두 대표는 메디블록 ICO(암호화폐 공개)를 진행해 약 3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의료정보 관리와 보험청구가 가능한 메디패스 서비스를 비롯해 클라우드 기반 EMR 닥터팔레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를 이용하는 병원과 환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2019년 출시된 메디패스는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총 8곳의 상급 종합병원과 연계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30만명이 앱을 이용 중이다. 블록체인을 통해 개인 신원을 증명하는 한편 데이터 위변조 여부와 변경 이력을 확인할 수 있어 신뢰성을 확보한 점이 이용자수를 늘린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는 닥터팔레트와 메디패스 간 연동을 활성화해 적용되는 의료기관을 넓혀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다음달을 기점으로 상급 종합병원에서 의원까지 서비스가 연결될 예정"이라며 "닥터팔레트를 쓰는 1차 병원(동네 병의원)까지 연결해 실손보험 청구뿐 아니라 외래 소견서, 재증명서류, 의무기록 사본 등을 앱으로 받아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며, 추후엔 건강검진, 예방접종 내역 등의 정보도 추가해 기능 섹터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솔 메디블록 대표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선율 기자)
환자를 위한 앱 중에서 다양한 병원 의료기관과 제휴 관계를 넓혀 통합된 정보 관리를 하는 곳은 메디블록이 유일하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진료 전환은 메디패스와 닥터팔레트의 이용률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원격진료시 사용되는 EMR에서 중요한 점은 데이터 교류가 24시간 끊김 없이 이뤄지고 수납까지 모두 한번에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재택 진료 대상 환자한테 전화해 진료를 해야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기존 시스템으로는 어렵고 불편함이 많아 10곳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저희 프로그램을 사용 중"이라며 "우리 프로그램을 이용해 원격 진료앱과 연동해 진료를 보고 싶다는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전했다. 비대면 진료를 받더라도 진단서 등을 발급받으려면 병원 원무과에 직접 가서 접수를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이 모든 것을 닥터팔레트 앱 하나를 통해 해결할 수 있어 비용과 시간을 모두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메디블록은 현재 유의미한 수익을 내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출시한 닥터팔레트의 사용처가 넓어지면 수익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닥터팔레트는 1차 의원 10여곳에 이용되고 있다. 이 대표는 "환자 중심의 메디패스와 이번에 출시된 닥터팔레트간 연동 시너지를 토대로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에 따라 수익모델이 자리잡힐 것"이라며 "닥터팔레트의 경우 의료기관에서 직접 돈을 받다보니 좀더 계산하기 쉬운 수익모델로, 다양한 서비스를 토대로 병원들의 참여도를 늘리는 방향으로 수익을 실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디블록의 코인 시세는 현재 큰폭으로 떨어진 상태다. 메디블록은 25일 오후 4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기준으로 53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4월 400원선 가까이 올랐던 것과 비교해 저점인 상태다. 이 대표는 "현재 제약사, 언론사, 헬스케어사 등 다양한 벨리데이터(검증)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지금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가격은 전체적인 시장 상황과도 연관이 있는데, 단기적으로 접근하기보단 장기적으로 플랫폼 영향력을 키워나가 가치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정부가 올해 추진 중인 마이헬스웨이(의료분야 마이데이터) 추진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마이 헬스웨이는 여러 곳에 흩어진 국민들의 건강정보를 한 곳에 모아 환자가 자신의 의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으로, 금융 마이데이터와 비슷하다. 정부 사업과의 차이에 대해 이 대표는 "마이 헬스웨이에서 재증명 서류, 의무기록 사본 등을 제공받을 수 있지만 실시간 대응이 어렵고, 의료기관의 협조가 수반돼야 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실시간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할 수 있느냐다. 우리 서비스는 지연되지 않는 실시간 서비스를 제공받고, 실무적으로 환자에게 필요한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깊이 있는 레벨로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소개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선 출시된 지 얼마되지 않은 닥터팔레트를 시장에서 제대로 포지셔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 고도화된 기능 개발과 세일즈 마케팅에 좀더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메디패스 역시 환자를 위한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토대로 더 많은 의료기관과 연결해 활용처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