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코로나19 유행을 막기 위해 지난 2년여간 지속됐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는 18일, 자영업자와 시민들은 다시 찾은 일상에 기대감과 우려감이 공존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점심시간 영업을 위해 고기를 썰고 있던 우인구(72) 오지화로가 사장은 거리두기 해제 첫날을 맞아 "일단 거리두기가 해제됐으니까 아무래도 손님이 오실 때 좀 자유롭지 않겠냐"면서 "특히 거리두기 시기에는 회사 자체에서 회식을 못하게 했는데 이젠 저녁에도 단체 직장인 손님이 좀 있을 거고 향후 매출도 많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반색했다.
"손님, 급속히 늘 것 같지는 않아"
다만 "영업규제가 극심했던 지난 2019년과 완화됐던 올해 3월을 비교해봤을 때 영업 손실은 점차 회복되고 있다"면서도 "음식점에서 한 번 손님발길이 끊기면 다시 회복되는 게 힘들고 오늘 거리두기가 해제되더라도 당장 손님들이 급속도로 늘어날 것 같진 않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용산구 숙대입구역 근처에서 손님맞이가 한창인 이강철(70) 구구전복 사장 역시 "지금까지 단체 손님을 받을 수 없다 보니 타격이 컸다"면서 "동창회 등 못하던 모임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2년간 거리두기 문화가 정착됐기 때문에 손실회복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거리두기 생활이 2년 간 계속되면서 저녁에 일찍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습관화된 것 같고 예전 같으면 오후 9·10시까지도 손님이 많았는데 거리두기가 완화된 요즘에도 7시가 되면 뚝 끊긴다"고 전했다.
대학가는 따듯한 봄기운과 함께 온 규제 해제 소식에 설렘으로 가득 찼다. 지난달 대학에 처음 입학한 새내기 안진욱(20)씨는 거리두기로 인해 "성인이 돼서 연락이 안 됐던 친구들이나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이 많은데 그 친구들과 인원·시간 제한으로 멀리 (놀러)가지도 못해서 가장 아쉬웠다"고 말했다.
"못 누렸던 것 누릴 수 있게 돼 기대"
그러면서 "밤늦게 까지 술집과 PC방 이용 등 지금까지 못 누렸던 거를 누릴 수 있게 돼 아주 기대가 되고 개인적으로 좀 더 빨리 풀어도 되지 않았나란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지금이라도 해제돼 다행이다"라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숙명여자대학교 1학년인 강민지(20)씨도 "주말에 밤 늦게 더 놀 수 있었는데 빨리 집에 가야 하는 부분이 아쉬웠다"면서 "거리두기 해제로 우려감보다는 기대감이 더 크다"고 했다.
직장인들은 그 동안 밀렸던 회식·워크숍이 걱정이라고 했다. 서울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직장인 정생화(34)씨는 "2년간 저녁회식과 워크숍이 전무했다. 하더라도 소규모 팀 단위로 점심시간을 이용해 회의하면서 밥을 먹었다"며 "제한됐던 시간이 없어지면 회식할 때 늦게까지 있어야 하는 자리가 생기니까 조금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백신 안 맞은 자녀, 거리두기 걱정"
자녀가 있는 시민들은 거리두기 해제로 아이들이 재확진·감염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이강명(46)씨는 "거리두기 (해제)첫 날이라 너무 상쾌하고 기분이 좋은데, 솔직히 걱정도 된다"면서 "제가 중학생 아이가 있는데 백신접종을 아직 안 했다. 아이가 다시 학교에 가면 친구들 간 각자 거리를 두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라며 기대반·걱정반이라고 했다.
실외 마스크 해제에 대해선 성급하단 의견도 나온다. 요양원 등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성유빈(68)씨는 "코로나19가 종식된 게 아니지 않냐. 시민들 자체적으로 거리두기를 하고 자기들이 신경 써서 방역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아직 마스크를 벗는 건 이른 것 같다. 확진자가 있으니까 시간을 두고 가을 쯤에 풀면 어떨까"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유행을 막기 위해 지난 2년여간 지속됐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18일 종료됐다. 사진은 서울 중구 서울역 선별검사소에서 지난 11일부터 신속항원검사를 중단한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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