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채용 바늘구멍③)'글로벌 감축' 속 수시채용 대세
금융사, 사실상 IT회사로 전환…수시채용이 효율성 높여
2022-08-26 08:00:00 2022-08-26 08: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권 채용 한파는 비단 국내에 한정된 현상이 아니다.
 
글로벌 은행들은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일단 핀테크와 파트너십 체결과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기술 활용에 가장 큰 관심을 쏟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금융회사가 아니라 IT회사로 탈바꿈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내부 인력의 30% 가량을 IT 인력으로 편성하기 위해 관련 인력 위주로 채용하거나 역량을 갖추도록 내부 교육을 진행 중이다.
 
특히 빅테크 기업의 거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가 불가피해졌다. 기존 인프라를 새로운 시스템으로 대체하고 기술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선 상당한 자본 투입이 필요하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등 미국 대형 은행의 IT 비용 지출 비중도 15~20% 수준으로 올 2분기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보다 21% 증가했다.
 
(사진=뉴시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업무시간 조정, 구조조정 반발도 우리나라 상황과 판박이다. 올 상반기 웰스파고, 씨티, JP모건 등은 국내외 250개가 넘는 점포를 폐쇄했다. 현 추세라면 2034년엔 미국 내 은행 점포가 소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은행권 채용 시장도 변화하고 있다. 은행장들이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 참석해 대규모 채용을 약속했지만 대세를 거스르기는 힘들다.
 
오프라인 점포 폐쇄가 확산하면서 연간 3000여명 규모에 달하던 채용 규모가 최근 1000명대까지 쪼그라들었다. 최근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고 오프라인 지점이 줄면서 전통적인 채용 방식인 대규모 공개채용 대신 필요에 따라 인력을 뽑는 수시 채용을 속속 도입했다.
 
용 형태 뿐만 아니라 모집직군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일반 행원 위주의 공개 채용이 중심이 됐지만 최근에는 IT 등 전문 인력 채용이 대세가 됐다. 올해 상반기 유일하게 200여명 공개채용에 나선 KB국민은행도 IT 부문의 채용을 실시했다.
 
보험사, 카드사 등 2금융권 역시 업황 악화로 공채보다 필요한 직무에 소수로 수시채용하고 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금융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겠지만 디지털화, 플랫폼 사업 등 미래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과점에서 우수 인재들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 한 시중은행의 영업점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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