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시민사회단체가 내년도 국토교통부 예산안에서 공공임대주택 예산이 지난해보다 감소한건, 정부가 이번 폭우로 희생된 주거취약계층의 문제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빈곤사회연대·주거권네트워크 등 177개 노동·시민단체가 소속된 재난불평등추모행동은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30일 발표된 국토부의 내년도 공공임대주택 예산안은 전년대비 약 5조7000억원이나 대폭 삭감됐다"며 "이는 반지하 주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뒤집는 결과"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30일 국토부가 발표한 예산안을 보면, 내년도 공공임대주택 관련 예산은 약 15조1000억원으로 결정됐다. 이중 국민임대(융자), 공공임대(융자), 행복주택(융자) 등의 예산이 전년대비 감소했다.
이에 단체는 "윤 정부는 공공임대주택을 전 정부보다 적은 수인 매년 10만호를 공급을 공약했는데,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그나마 줄어든 공공임대주택 공급 공약마저도 파기하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지금이라도 국민의 주거 불안을 가중시키는 공공임대주택 예산 삭감안을 철회하고, 공공임대주택과 주거복지 예산을 대폭 확대하라"고 촉구했다.
청년원가주택과 같은 분양주택공급과 분양주택융자 관련 예산을 증액한 점도 지적했다. 이들은 "국토부는 쪽방·반지하 등 취약 거처 주민의 주거 상향 시 보증금 무이자 대출(2550억원)과 이사비 지원(30억원)을 신규 반영했다고 생색을 낸다"며 "공공임대주택 예산은 몇 조원이나 줄이면서 좀 더 넓은 쪽방, 좀 덜 침수될 반지하로 가라며 이사비와 보증금 융자를 일부 지원하겠다는 것이 실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정부는 청년원가주택과 같은 분양주택공급과 분양주택융자 관련 예산을 3조 가량 증액했다"며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복지 예산을 줄이든 대신, 아파트 구매가 가능한 계층에게 지원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은 주거취약계층의 현실을 철저히 외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난불평등추모행동이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예산 대폭 삭감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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