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올해 7월 경상수지가 운송수지 호조에 힘입어 3개월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갔지만 흑자폭은 역대 두 번째로 가장 큰 폭으로 축소됐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에 수출보다 수입 증가 속도가 더 빨리 늘면서 경상수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10년 3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이에 한국은행의 전망치인 연간 370억 달러 경상수지 흑자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7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10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흑자폭은 66억2000만 달러 축소됐다.
이는 2011년 5월(-79억 달러) 이후 11년 2개월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또 2011년 5월 이후 두 번째로 감소폭이 크다.
경상수지는 지난 4월에는 외국인 배당 지급,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무역 적자 등의 영향으로 2020년 4월(-40억2000만 달러) 이후 2년 만에 적자를 보였다가 5월부터 흑자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또 올해 1~7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58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94억6000만 달러) 대비 흑자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경상수지 흑자폭은 올해 2월과 3월에도 각각 16억4000만 달러, 4억4000만 달러 축소됐고, 5월 65억5000만 달러, 6월 32억2000만 달러 축소된 바 있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상품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67억3000만 달러 감소하면서 11억8000만 달러 적자 전환됐다. 상품수지가 적자를 보인 것은 지난 2012년 4월(-3억3000만 달러) 이후 10년 3개월 만의 일이다.
한은 관계자는 "상품수지가 적자를 보인 것은 대부분이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단가 상승에 따른 것"이라며 "중국의 경기 둔화 등에 따른 수출 물량 축소도 일부 작용했다"고 말했다.
상품수지 가운데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억9000만 달러(6.9%) 늘어난 590억5000만 달러를 기록해 21개월 연속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이 82.6% 급등했고, 승용차(26.3%), 화공품(6.6%), 반도체(2.5%)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7월 수입은 원자재 수입이 급증하고 자본재 등도 확대되면서 105억2000만 달러(21.2%) 늘어난 602억3000만 달러로 파악됐다. 19개월 연속 증가세다. 석탄(110%), 원유(99.3%), 가스(58.9%), 화공품(24.4%) 등 원자재 수입이 35.5% 증가한 가운데, 자본재는 7.6%, 소비재는 8.5% 늘었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든 것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입 증가 속도가 수출 증가 속도보다 빨랐기 때문이다. 7월 통관기준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9.2% 증가한 605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수입은 21.8% 증가한 653억7000만 달러를 찍었다. 에너지류를 제외하면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6.6% 증가해 수출 증가율보다 낮았다.
운송수지 호조 등으로 7월 서비스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6억2000만 달러 늘어난 3억4000만 달러로 집계되며 3개월 만에 다시 흑자 전환했다.
운송수지는 18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흑자폭이 3억6000만 달러 확대됐다. 운송수지는 수출화물운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2020년 7월(-6000만 달러) 이후 24개월 연속 흑자를 보이고 있다. 해운 운임지수인 7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년 동월 대비 0.6% 증가했다.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8억6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적자폭이 3억6000만 달러 확대됐다. 연구개발서비스, 전문·경영컨설팅서비스 등 기타사업서비스는 13억8000만 달러 적자로 전년 동월보다 적자폭이 2억2000만 달러 확대됐다.
임금·배당·이자 등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본원 소득 수지는 22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년 전(28억4000만 달러)과 비교해서는 흑자폭이 5억8000만 달러 축소됐다.
같은 기간 배당소득수지는 16억9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내 1년 전(21억1000만 달러)보다 흑자폭이 4억3000만 달러 축소됐다. 이전소득수지는 3억4000만 달러 적자로 1년 전(-4억 달러) 대비 적자폭이 600만 달러 축소됐다.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1억8000만 달러 증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기대 등으로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가 42억2000만 달러 늘었다. 이 중 주식투자는 1억6000만 달러 줄며 6개월 연속 감소했고, 채권투자는 장기채권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43억8000만 달러 늘어 지난해 1월 이후 19개월 연속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32억4000만 달러 늘면서 2020년 4월 이후 28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 중 주식은 일반정부를 중심으로 늘면서 23억4000만 달러 증가해 2019년 9월 이후 35개월 연속 늘었다. 채권은 9억1000만 달러 증가해 두 달 연속 늘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7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10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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