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에 외면 받는 청약 통장…두 달째 곤두박질
가입자, 전월비 0.06%↓…서울, 3달째 하락
집값 하락·미분양 우려…금리 경쟁력도 낮아
2022-09-19 07:00:00 2022-09-19 07:00:00
공인중개소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백아란기자)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가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청약불패’로 꼽혔던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부담과 집값 하락 우려가 맞물리면서 내 집 마련을 위해 가입하던 청약통장의 인기도 시들해진 모습이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전체 가입자 수는 2700만354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2701만9253명) 대비 1만5711명(-0.06%) 줄어든 수치다. 특히 주택청약 가입자 수는 2009년 통장 출시 이후 지난 7월 사상 처음으로 하락한데 이어 2달째 내림세를 그렸다.
 
청약통장은 그동안 집값 상승과 맞물려 당첨되기만 하면 무조건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로또’로 불렸지만 최근 들어서는 집값 고점 인식이 팽배하고 무순위 청약에 나서는 단지도 늘어나면서 가입 열기가 한풀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 등 5대 지방 광역시의 가입자 수가 석 달째 줄었다. 서울의 경우 지난 5월 625만5424명에서 6월 625만1306명, 7월 624만435명, 8월 623만8313명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5대 광역시 가입자는 531만1330명에서 530만9908명, 530만5175명, 529만7724명으로 줄었다.
 
인천과 경기지역의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881만3062명으로 7월(881만6737명)에 견줘 0.04% 감소하며 2달 연속 떨어졌다. 반면 기타 8개도와 세종시 가입자는 665만4443명으로 0.02% 증가했다.
(표=뉴스토마토)
 
여기에는 내집 마련 수요도 쪼그라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생애 첫 부동산(집합건물·토지·건물) 매수자수를 살펴본 결과, 올해 7월까지 전국 부동산 생애 첫 매수자는 26만7066명으로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집값 하락기와 기준금리 상승이 맞물리며 부동산 거래가 위축된 셈이다.
 
국토부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7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3만1284가구로 전월 대비 12.1% 증가했으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미분양 아파트는 4529가구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올해 1월(1325가구)부터 7개월째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말 1순위 청약을 실시한 서울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와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에서는 미달이 발생했으며 △신림 스카이 아파트 △인천시 연수구의 송도럭스오션 SK뷰 △경기 소사역 한라비발디 프레스티지 등의 경우 남은 물량을 모아 추가로 모집하는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는 경기도 ‘인덕원자이 SK뷰’ 청약자를 대상으로 벤츠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거는 등 마케팅에 나선 상태다.
 
금리 경쟁력이 낮다는 점도 청약 가입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현재 주택청약종합저축의 금리는 2016년 8월부터 연 최고 1.8%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를 비롯해 여타 예·적금 금리가 오른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분양가 상승과 거래 절벽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기존 ‘로또 청약’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금리가 오르는 상황이다 보니 생애 첫 주택을 비롯해 부동산 매수 수요는 회복하기보다 당분간 관망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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